보잉은 또 엥브라에르와 47억5000만달러 규모인 이번 합작 벤처를 통해 소형항공기 시장 영역을 더욱 넓히게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상파울루주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엥브라에르는 1만8000명을 고용하는 세계 상업용 항공기 매출 규모 3위의 업체로 지난 50년간 브라질 제조업을 이끌어왔다.
보잉은 시가총액이 1940억달러인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로 민간 및 군용 항공기에서 위성 등 우주 장비까지 생산하고 있다. 보잉은 이번 합의로 엥브라에르 상업용 항공기와 서비스 부문의 지분 80% 인수하게 되며 엥브라에르는 앞으로 10년내 나머지 지분 20%를 보잉에 강제로 매각할 수 있게됐다.
두 업체간 합작 벤처 본부는 브라질에 둘 예정이며 인수 마무리 3년째에는 세금 공제전 1억5000만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보잉은 기대하고 있다.
에어버스와의 경쟁 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소형기종인 협폭동체(single-aisle)를 비롯한 신형 항공기 제조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에도 대비해온 보잉은 엥브라에르가 단거리용 70~100인승 여객기 제조가 장점인 것에 끌려왔다. 엥브라에르를 인수함으로써 추정되는 수요가 약 6000대인 소형항공기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경쟁사 에어버스를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에어버스는 캐나다 봉바르디에의 소형항공기 C시리즈 제조사 인수를 마무리한 상태다.
엥브라에르 입장에서는 합병으로 보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자사 항공기 고객을 더 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구나 경쟁사인 봉바르디에가 에어버스와 제휴하게 됨으로써 다급해진 상태다.
보잉과 엥브라에르 합병이 내년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에 실시되는 브라질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한 정치적 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브라질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자이르 볼소나로는 두업체의 합병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중도좌파 성향인 브라질노동당에서는 반대하고 있다.
또 엥브라에르가 브라질 정부가 50년 가까이 지원해서 성장한 상업용 항공기 제조업체라는 점도 브라질에서 논란의 소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널은 두 업체가 엥브라에르의 군용 항공기 부문의 독립성을 우려하는 브라질 정부를 설득시켜왔으며 군수 관련 제품 생산과 서비스 제공을 위한 별도의 합작 벤처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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