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만취한 50대 노숙인이 여성을 추행하기 위해 100m 추격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6일 경찰과 목격자 A씨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45분께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노숙을 하던 박모씨(51)가 상의를 벗은 채 한 여성을 만지려는 듯 손을 뻗으며 달려들었다. 이 여성은 소리를 지르며 도망쳤고 면세점을 둘러싸고 추격이 약 100m나 계속됐다.
이를 목격한 여성 A씨가 쫓기는 여성을 도와주려 하면서 박씨와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길을 지나던 외국인 여성도 박씨를 막아섰고,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곧이어 남성들도 합세하자 박씨는 추행 시도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여성은 큰 충격에 울먹이면서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장소 인근 편의점 앞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박씨를 발견해 붙잡았다. 경찰은 박씨를 서울역 쪽방상담소에 인계해놓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는 술에 취해 의사소통이 불가능했고 피해자는 이미 떠나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없어 구두 경고를 했다"며 "향후 피해사실이 드러날 수 있어 일단 신상정보를 파악해놓았다"고 말했다.
목격자 A씨는 "나도 당시 엄청 떨고 있었는데 쫓기던 여성분은 어땠을지 상상이 안 간다"며 "아직도 저 멀리서 비명을 지르며 뛰어오는 모습이 생생하고 (피해 여성이) 길을 뛰어오는 데 대부분 사람들이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게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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