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주인을 지키려 무장강도에 맞서 싸우다 총에 맞은 반려견의 이야기가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미국 아이오와에 거주하는 16세 소년 하비에르 메르카도의 집에 총으로 무장한 강도가 침입했다. 이때 나머지 가족은 모두 외출중이었으며, 유일하게 하비에르와 함께 있던 반려견 '렉스'가 그를 지키며 강도에 맞섰다.
렉스는 하비에르 가족이 3년전에 입양한 저먼셰퍼드로, 하비에르와 매일밤 침대에서 함께 자는 각별한 사이이다. 하비에르의 부모님은 저먼셰퍼드가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가 있는 아이들과 잘 어울리며 에너지가 넘친다는 글을 읽고 렉스를 입양했다.
하비에르는 주중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날에는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기 때문에 대부분 낮시간을 집에서 보낸다. 부모님은 맞벌이 부부이며, 그의 형 둘은 각각 대학생과 미용사로 낮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사건이 발생했을때 하비에르는 렉스와 형의 여자친구 포메라니안 강아지 밥을 주고 있었다. 그때 문에서 큰 소리가 들렸고, 창밖을 보니 검은색 닷지 챠져 차량이 세워져 있는 것을 봤다.
가족에게 문자를 보낸 하비에르는 경찰에 신고했고, 집안에서 두명의 강도를 목격했다. 하지만 하비에르가 총을 든 무장강도에 맞설 방법은 없었다.
하비에르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무기를 들었는데, 나사돌리개였다"라며 "두려움에 안방 침실에 있는 옷장에 숨었고 렉스가 남자들을 향해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중 한명이 '저 개가 날 물었다. 죽여'라고 소리쳤고, 렉스가 내가 있는 안방쪽으로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라며 "강도가 안방으로 들어오려하자 렉스가 그것을 막으려 사투를 벌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4발의 총성을 들었는데 그 중 세발이 렉스를 맞췄고, 렉스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라며 "마침 경찰의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강도는 달아났다"고 부연했다.
주인을 구한 렉스는 목과 왼쪽 앞발에 총을 맞았으나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없었다. 경찰이 다녀간 집은 난장판이었다. 물건이 깨져이었으며 침대 매트리스도 칼로 찢겨져있었다. 하비에르의 노트북과 TV, 신발, 가전기기 등 많은 물건은 강도가 가지고 달아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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