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민연금은 지난 6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CIO 공개모집을 실시한 결과 30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이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한 달여 간의 평판조회, 면접심사 등을 거쳐 3배수 또는 5배수의 후보자를 뽑아 추천하면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과정을 밟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임명한다.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할 수 있다.
이번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는 1999년 11월 출범한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지난해 7월 당시 강면욱 전 본부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표를 제출하고 물러난 뒤 1년째 공석이다. 지난 3월 공개모집에서는 최종 후보 3인이 인사검증의 벽을 넘지 못해 재공모에 나선 바 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후보자들로는 2015년 당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삼성물산 합병 반대 의견을 내 주목 받은 김철범 전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CIO 등이다. 꾸준하게 CIO 후보군으로 부각돼온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는 이번 인선에도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공모인 만큼 지원한 후보들의 부담도 어느 때보다 크다는 시각이다. 지난 공개모집에서 유력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서류심사 91.3점, 면접심사 93.8점이라는 역대급 평가를 받고도 부적격 처리됐었다. 국민연금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홍완선 전 본부장은 서류전형 점수가 8위, 강면욱 전 본부장은 9위에 그쳤다. 곽 전 대표는 병역 문제가 부적격 사유로 알려졌다.
실제 막판까지 지원을 고민한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 그간 공공연히 설로만 나돌던 청와대 고위직의 인선 개입 등이 실제로 드러나 CIO직이 운용능력이나 경험보다 소위 '빽'이 있어야 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일각에선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화되는 만큼 정부 입맛에 따라 기업을 길들일 수 있는 인물을 선호할 것이란 여론도 업계에 퍼져 쉽사리 지원하기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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