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로 선거와 정치에 개입하고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 국정원 직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20일 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에게 국정원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6월과 자격정지 6월, 위증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각 징역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공모해 대통령과 소속 정당을 지지, 찬양하고 야당을 반대·비방하는 트위터 활동을 해 국정원법상 금지되는 정치활동에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정원의 사이버 활동을 축소, 은폐하려고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응에 따라 원세훈 재판 등에서 위증했다"며 "그 결과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이 상당 기간 지연됐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선거 등과 관련한 불법 사이버 여론 조성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3년 원 전 원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불법 사이버 여론 조성 활동이 없었고, '425지논' 파일 등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위증한 혐의도 받았다.
앞서 검찰은 댓글 활동 지시 사항, 국정원 직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등이 적혀있는 파일들을 핵심 증거로 제출했지만, 김씨가 해당 파일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증언하면서 증거능력이 부정됐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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