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하게 금리인상에 반대해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터키의 경제 운영 방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75%로 동결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의 3배가 넘는 15.4%로 경기과열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최소 1%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동결 발표에 리라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유럽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리라 가치는 4.2%까지 떨어졌다가 3%로 다소 낙폭을 줄였다. 이는 중앙은행이 저금리를 선호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굴복하고 있다는 시장의 공포를 반영한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석했다.
투자자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터키를 통화위기로 밀어넣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리가 물가상승 원인이라는 독특한 경제관을 역설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 인상에 줄곧 거부반응을 보였다. 지난 6월 대선 직전 언론 인터뷰에선 재선에 성공한다면 통화정책 개입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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