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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뒤집어 쓰고 '전설의 고향' 보던 재미… 요즘 아이들에겐 '신비아파트'가 대신하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5 17:25

수정 2018.07.25 17:32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본부 이끄는 석종서 국장, 케이블 TV용으로 제작된 '신비아파트' 초통령급 인기
뮤지컬·웹드라마·영화 등 잇따라 대박 터뜨려..해외 30여개 채널과 계약
"이불 뒤집어 쓰고 '전설의 고향' 보던 재미… 요즘 아이들에겐 '신비아파트'가 대신하죠"

영화로 제작된 '신비아파트: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영화로 제작된 '신비아파트: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


"어렸을 때 무서워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전설의 고향'을 본 기억이 있다. 그만큼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호러물도 충분히 어린이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최고 화제작은 '신비아파트'다. CJ ENM의 메가 히트작인 '신비아파트'는 '노는게 제일 좋다'던 '뽀로로'의 인기를 넘어 '차세대 초통령'으로 올라섰다.
'신비아파트'는 귀신이 나오는 아파트로 유명한 신비아파트에 이사 온 남매 하리와 두리가 도깨비 신비와 함께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영혼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내용이다.

CJ ENM 애니메이션사업본부 스튜디오 바주카의 기획상품인 '신비아파트'는 케이블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를 통해 2016년 첫 방송을 시작해 올해까지 전체 어린이 채널 프로그램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을 뒤흔들었다. 두번째 시즌인 '신비아파트:고스트볼X의 탄생'은 타깃 시청층(만 4~13세)에서 10.82%의 시청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1995년 투니버스 개국 이래 최고치였다.

스튜디오 바주카를 이끌고 있는 석종서 국장(44·사진)은 "사실 요즘 아이들에게 호러 판타지는 처음 접하는 장르다. 우리 어린시절의 '전설의 고향' 같은 작품이 지금은 거의 없지 않나. 그래서 신선하게 느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귀신이 등장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깨비와 아이들이 힘을 모아 귀신들의 사연을 풀어준다는 스토리가 있다. 특히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게임 중독이나 왕따, 부모와의 교감 등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은 척박하다. 시장 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투니버스에서도 창작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0년 안팎이다. 그 전에는 일본이나 미국 등의 애니메이션을 수입해 더빙을 입혀 방송했다. 그러다 '왜 우리는 수입만 하나. 왜 국내엔 이런 작품이 없나'라는 생각이 지금의 스튜디오 바주카 설립으로 이어졌다. '신비아파트' 시리즈와 '레인보우 루비'가 스튜디오 바주카의 인기 상품이다.

국내에서 대박을 터트린 '신비아파트'와 달리 '레인보우 루비'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최초로 유네스코 소녀교육 캠페인 홍보대사로 선정되는 등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현재 30여개 해외 채널과 배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신비아파트'는 TV용 애니메이션 외에도 뮤지컬, 영화, 웹드라마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5일 극장용으로 개봉한 '신비아파트: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에는 또다른 도깨비 캐릭터 '금비'가 등장한다. 뮤지컬은 홀로그램 기술까지 더해져 어린이 공연 같지 않은 높은 수준을 뽐낸다.


석 국장은 "초등생 딸을 키우는 아빠로써 아이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것이 나름의 소명의식"이라며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지만,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히트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며 웃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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