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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톡>가짜백신 파동 진실게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6 14:15

수정 2018.07.26 14:15

백신 스캔들에 항의하는 중국 부모들(홍콩 명보 캡쳐)
백신 스캔들에 항의하는 중국 부모들(홍콩 명보 캡쳐)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내 가짜백신 파동이 진실게임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에서 수십만 개의 불량 백신이 유통돼 영유아에게 접종된 '백신 스캔들'이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지만 중국 당국과 관영언론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며 축소하기에 급급하다.

여론악화가 중국의 체제 안정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고조되면서 중국 당국도 이번 사안에 대해 적극 대처하고 나섰다. 중국 창춘시 공안국은 백신 제조사인 창춘 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 가오준팡 대표이사 등 15명을 구속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도 백신 생산부터 유통 등 전 과정에 걸쳐 철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같은 강도높은 수사 우직임은 생명과 직결되는 백신을 가짜로 만들어 수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여론이 강하게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당 업체가 지난해 백신 결함이 적발된 데 이어 1년도 안 돼 같은 문제가 반복되면서 당국의 관리감독 소홀을 비롯해 해당 업체와 당국 간 유착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불량백신을 맞아 자녀의 건강상태가 악화된 부모들이 집단항의에 나서면서 여론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집단항의와 온라인을 통한 의견개진이 봉쇄되면서 사건축소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사건이 확대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인터넷에서 백신관련 뉴스를 모두 통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삭제된 댓글 가운데는 "식품의약품 담당 관리들을 마땅히 해임해야한다"는 내용부터 "우리 국민들이 곳곳에서 분유와 백신을 사들이고 있다. 홍콩과 마카오가 왜 대륙의 제도를 원하지 않는지 이해가 된다"는 내용 등 민감한 내용들이 포함됐다.

이번 사태가 체제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이번 사건을 키우려는 배후가 있다는 식의 여론몰이도 조성되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의 총편집인 후시진은 "백신사건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국가가 반드시 보호해야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온갖 수단을 동원해 파란을 부채질하며 정부의 노력을 와해시키려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런 사람들이 인터넷상에서 파괴적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시비와 소동을 제대로 일으키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도 중국 당국은 사건축소와 서민들 불만 잠재우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민감한 사회적 이슈가 벌어질 때 체제 안정을 위해 대처하는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사건 역시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공산이 크다고 관측했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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