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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 "모스크바로 트럼프 초청" 2차 정상회담 의지 피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8 12:21

수정 2018.07.28 12:2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10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10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의 일정 연기에도 불구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2차 단독 정상회담에 나설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러시아에 초청할 수 있다며 자신이 미국에 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폐막한 제10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워싱턴DC를 방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모스크바로 초청할 준비가 돼 있다. 그는 이미 초청을 받은 상태이며 나는 그에게 초청에 관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는 워싱턴에 갈 준비도 돼 있다"면서 다만 "그곳에서 업무에 합당한 조건이 조성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다시 만날 의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중요한 것은 합당한 조건이 갖추어지는 것이며 우리 양국에서도 그러한 조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에 초청하기를 고대한다"면서 "그리고 그는 공식 초청을 받으면 모스크바를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러 정상회담의 의제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와 전체 유럽 등과 연관된 문제들이 될 것"이라면서 신(新)전략무기감축 협정(New START) 연장 문제도 그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오늘 협상을 시작하지 않으면 2021년에는 이 협정은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은 버락 오바마 미 전임 행정부가 2010년 러시아와 체결한 것으로 양국의 보유 핵탄두를 1550개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21년 2월 초에 만료되며 양측의 합의에 따라 5년 기간 이하로 연장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밖에 시리아 내전,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합의 문제 등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회견에서 선거공약을 지키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큰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큰 '플러스'(장점)는 유권자와 미국 국민에 한 약속을 이행하려 애쓰는 것"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특성이다. 보통 선거 뒤에는 지도자들이 선거운동 기간에 국민에 한 약속을 잊어버리지만, 트럼프는 그렇지 않다"고 칭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1차 미·러 단독 정상회담 직후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 의혹에 대해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옹호하고, 자국 내 정보기관을 불신하는 발언으로 정가와 언론의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비난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흘 뒤 푸틴 대통령을 워싱턴DC에 초대해 올해 가을에 2차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선언하면서 더욱 커졌다.
이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 성명을 내고 2차 정상회담이 내년 초 이후로 미뤄졌다고 알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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