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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스테디셀러의 '변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30 17:13

수정 2018.07.30 17:13

탄탄한 스토리와 휴머니즘으로 한국서 사랑받는 日 추리소설 작가, 대표 작품들 다양한 장르로 변신
영화로 인기 끈 '용의자 X의 헌신', 4년 걸쳐 창작뮤지컬로 제작.. 극 전반의 긴장감 후반부 폭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연극 변신.. 기묘하고 따뜻한 원작 잘 살려 "관객들에게 위로와 격려 전할 것"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공연장면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공연장면


올 여름 공연계의 또 다른 트렌드 중 하나는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잇단 극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현대 일본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로 단행본 중 약 80%가 국내에 번역돼 출간됐을 만큼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미스터리 속 휴머니즘이다. 이러한 그의 대표작 두 편이 국내 창작 뮤지컬과 연극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따뜻하지만 통쾌한 추리극과 함께 시원한 극장에서 여름 무더위를 피해보자.

히가시노 게이고 스테디셀러의 '변주'


■휴머니즘 가득한 추리물 '용의자 X의 헌신'

국내 창작뮤지컬로 재탄생한 '용의자 X의 헌신'은 추리물이 지향하는 완벽한 설정에 충격적인 반전을 더해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탄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소설 중 유카와 교수를 주인공으로 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의 하나로 시리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건을 철저히 은폐하기 위한 수학자 이시가미와 사건의 의문을 풀기 위한 물리학자 유카와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치밀한 미스터리와 탄탄한 구성으로 지난 2006년국내에 발간된 이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는 등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08년 일본과 2012년 한국에서 영화로도 제작된 이 작품은 올해 창작 뮤지컬로 대중 앞에 서게 됐다. 지난 2014년부터 개발작업에 돌입해 2016년 사전 리딩 공연을 거친 후 또 2년여의 추가 개발이라는 공을 들여 최종본을 완성했다.

공연은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가 옆집 여자 야스코의 살인을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시가미는 야스코를 위해 눈을 감은 채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에 대비해 수식과도 같은 알리바이를 만든다. 그 안에는 이시가미의 지극한 사랑으로 인한 결심과 희생이 담겨 있다.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는 우연히 마주한 살인사건에서 대학 동기인 이시가미를 만나게 되고 그가 만든 복잡한 수식을 하나하나 풀어나간다. 결국 이시가미는 살인자가 되어 법정에 서게 되고 유카와는 어긋난 사랑으로 잃어버린 그의 천재성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인 이시가미와 유카와의 내면을 완벽하게 숨긴 채 이야기를 끌고 간다. 겉보기에 이들의 태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평온해보이지만 머릿속에선 재빠르게 수식이 그려지고 있고 내면의 의구심과 긴장감이 소용돌이치며 공연의 후반부에서 폭풍과 같은 절정을 만든다. 공연은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비발디파크홀에서 진행된다.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포스터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포스터


■추리에 판타지가 더해진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이 8월 초반 마무리 되면 이어 8월 중순 이후 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의 스테디셀러 소설을 연극화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시작된다.
판타지 추리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처음으로 연극화한 이 작품은 동화 같은 이야기 속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기묘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인 3인조 좀도둑 쇼타와 코헤이, 아츠야가 경찰의 눈을 피해 도망치던 중 인적이 드문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서 극은 시작된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오래된 건물 가게 안으로 들어선 이들은 한밤중 갑자기 가게 셔터 구멍으로 누가 넣었는지도 모르는 고민 상담 편지를 받게 되는데 이들은 기묘한 편지 내용에 이끌려 답장을 하기로 한다.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장난 삼아 보낸 답장이었지만 자신들이 보낸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서서히 알게 되고 그러는 사이 또 다시 편지가 도착하면서 나미야 잡화점에서 벌어진 일들이 모두 우연이 아닌 하나의 인연으로 연결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이번 연극은 일본 카라멜박스의 대표이자 연출가인 나루이 유타카의 극본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재탄생됐다. 지난 2016년 사전 리딩 공연을 한 이후 추가 개발 기간을 거쳐 이번에 본 공연으로 완성됐다. 이번 작품을 기획 제작한 공연기획사 달 컴퍼니 관계자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현대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보게 될 관객들이 결국 본인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도록 손길을 내밀어 주고 싶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원작이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극에서는 한명의 배우가 1인 다역으로 출연한다. 생선가게 뮤지션 카츠로, 나미야 유지의 손자 히로유키, 백 점을 맞고 싶어 고민하는 겐타 역에는 유제윤, 김정환이 무대에 서며 나미야 유지의 첫사랑 아키코, 아기를 낳을지 고민하는 여자 미도리 그리고 미도리의 소중한 딸 와카나 역은 배명숙, 홍지희가 맡았다.
또 더블 캐스팅으로 출연을 확정한 문진아, 전성민은 회사를 그만두고 호스티스가 되려고 고민하는 여자 하루미 그리고 뮤지션 카츠로가 위로 공연으로 방문하게 된 고아원에서 우연히 만난 수줍은 소녀 세리역을 맡아 훗날 가수가 되는 모습까지를 연기한다. 공연은 다음달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대명문화공장 비발디파크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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