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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터뷰] 구독자 50만명의 먹방ASMR 유튜버 '홍사운드'

조재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4 10:45

수정 2018.08.04 10:45

아내 권유로 시작, 먹방 ASMR 유튜버로 명성
크리에이터로서 정체성 찾는 과정이 가장 어려워
푸드 크리에이터 홍사운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DIA TV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푸드 크리에이터 홍사운드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DIA TV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조재형 기자

'어금니에 마이크를 달았다'

홍사운드(본명 김홍경)는 '먹방 ASMR' 분야에서 인기가 높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위 표현처럼 시청자들에게 먹는 소리를 누구보다 맛있고 생생하게 전달한다. '리얼 사운드 먹방'을 메인 콘텐츠로 삼고 있는 그의 채널은 현재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가정적인 남편, 아빠이기도 한 그는 가족과 함께 만들어 가는 이야기와 가벼운 일상 영상도 함께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를 시작한 건 '8할'이 아내 덕분이었다. 홍사운드는 "회사와 집만 반복하는 삶을 살다보니 아내가 보기에 굉장히 힘들어보였나 보다"라며 "일만 하지 말고 취미를 가져보라"고 권유해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ASMR을 선택한 것도 당시 ASMR 콘텐츠를 즐겨 보던 아내가 추천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가족 행사마다 동영상을 찍어 편집하고 가족들에게 보여주며 즐거워했던 기억도 그가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로 뛰어드는데 한몫했다.



홍사운드 채널에는 리얼 사운드 먹방, 운동 후 먹방, 미분일기, 생방송 콘텐츠 '긍정부스터', 쿡방 등 다양한 영상이 업로드된다. 영상 시작과 동시에 울려 퍼지는 '오프닝 송'은 타 채널과 대비되는 특징이다. 과거에는 '오늘 먹을 음식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면, 최근에는 '음식을 먹으며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영상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아 표현하려고 한다.

구독자들의 반응도 좋다. 오프닝 송을 듣고 싶어서 채널을 찾은 구독자들도 적지 않다. 사실상 콘텐츠 속 작은 코너인 셈이다. 홍사운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연어장 편"이라며 "기존 버전에서 벗어나 성악 느낌으로 바꿔봤는데 마음에 든다"고 전했다.

인터뷰 내내 목소리가 참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소리'를 다루는 크리에이터로서 유리하겠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그는 크리에이터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다양한 ASMR 콘텐츠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구독자들이 원하는 방향은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ASMR 채널이니까 두드리는 소리나 롤플레잉 영상 같은 것도 올려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영상은 열심히 만들어 올려도 보는 분이 거의 없었다"며 "먹는 영상을 올리면 많이 봐주셔서 나는 ASMR 채널인가 먹방 채널인가 고민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홍사운드가 인기를 얻은 건 어느 날 퇴근길에 사들고 온 치킨 덕분이었다. 그는 "어차피 먹을 바에 먹는 소리로 ASMR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했는데 이 영상이 널리 퍼진 것"이라며 그때부터 구독자들에게 '먹방 ASMR' 채널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들 때마다 홍사운드를 붙잡은 건 푸드 크리에이터의 '소프'의 조언이었다. 소프는 유튜브 구독자 90만 명이 넘는 쿡방·먹방 분야의 대표 크리에이터다. 홍사운드는 지난해 DAI TV에서 진행한 푸드 크리에이터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푸드 분야 멘토로 활동하던 소프를 만났다. 그는 홍사운드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콘텐츠를 먼저 하되, 구독자들도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홍사운드는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과 최근에 열심히 하고 있는 주짓수에 구독자들이 좋아할 음식, 먹방 콘텐츠를 결합해 '미분일기, '운동 후 먹방' 같은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어려움은 바로 '맛 평가'였다. 맛은 개인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주관적인 영역이다. 그는 "맛있는 건 제가 맛있다고 느꼈으니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 맛없는 건 조심스러워진다"며 "내가 맛없다고 표현해서 누군가가 맛있게 느낄 기회를 빼앗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그는 직접 먹었을 때 맛없었던 음식이라도 취향에 따라 객관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홍사운드는 "글로벌로 진출해 올해 안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조재형 기자
홍사운드는 "글로벌로 진출해 올해 안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사진=조재형 기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 구독자들의 댓글은 홍사운드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간혹 슬럼프에 빠져 있었는데 영상을 보고 슬럼프를 극복했다는 댓글을 달아주시는데 신기하면서도 감사했다"며 자신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도움을 주고 있다는 데 뿌듯하다고 전했다.

"앞으로 해외 구독자를 늘리고 싶어요. 제 채널 구독자 비율이 국내 9, 해외 1인데 7:3 정도로 맞추고 싶습니다.
지난 6월부터 영상에 영어·인도네시아어·베트남어·일본어 등 외국어 자막을 넣으면서 글로벌 진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올해 안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하고 싶습니다. 열심히 도전할테니 계속 응원해주세요" - by 홍사운드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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