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서울=공동취재단 임광복 강중모 기자】"오빠 이 시루떡을 좀 먹어보시오. 정말 맛있다오"
20일 제21차 남북이산가족상봉 1일차 행사를 마무리하는 금강산 호텔 환영 만찬에서 김춘식 할아버지(80세)의 북녘 여동생인 김춘실씨는 오빠에게 떡을 놓아주며 즐거워했다. 이번 상봉에서 북측 두 여동생을 만난 김 할아버지는 두 동생과 꼭 붙어서 만찬을 즐겼다.
김한일 할아버지(91세)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자리에서 일어나 상봉으로 다시 만난 여동생과 조카의 그릇에 쑥떡과 밥조개게장찜 등을 집어주느라 바빴다. 팔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음식은 동행한 아들에게 전해주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 할아버지는 여동생에게 "맥주는 잘 마시느냐?"고 물었고 "잘 마시지 않는다"는 이야기에도 좌중은 웃음이 터지며 푸근한 모습을 연출했다. 별거 아닌 이야기 속에 웃음꽃이 피며 남북 가족들은 음식을 권하며, 술을 권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딸과 사촌을 만난 유관식 할아버지(89세)는 딸과 사촌이 서로 젓가락으로 떡과 닭튀김을 집어주는 모습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유 할아버지 남북 가족들은 단체상봉에 이어 만찬장에서도 화기애애하게 대화하고 웃어 따뜻하고 애틋한 분위기를 지속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서 북측은 남측에서 먹어보기 힘든 밥조개게장무침, 청포종합랭채 등 음식과 북한 각지의 술, 금강산 샘물, 녹차 등으로 상을 채웠다. 한국에서도 널리 알려진 대동강 맥주도 상위에 올라 이산가족들의 흥을 돋웠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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