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연정’ 출범 후 총 720억유로 순매도
외국인들의 이탈리아 국채 순매도 규모가 2개월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5월 포퓰리스트 연정이 출범하면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높아진 탓이다.
그리스 구제금융이 끝났지만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3위 경제국 이탈리아의 불안이 유로존으로 확산될 것이란 비관이 꾸준히 제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단 10월로 예상되는 연정의 첫 예산안 초안이 시장 향배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을 인용해 외국인들의 6월 이탈리아 국채 순매도 규모가 380억유로어치를 기록했다면서 2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연정이 출범한 5월 기록한 사상최고 순매도 물량 340억유로어치보다도 많은 규모다.
■6월 매도 규모 예상 보다 커
제프리스의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오웬은 "외국인들의 이탈리아 국채 매도 규모가 6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6월 매도 규모는 예상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팔아 치우는 동안 매도 물량은 이탈리아 국내 금융기관들이 흡수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2·4분기 이탈리아 국채 순 보유물량을 400억유로 넘게 확대했다. 유로존 채무위기 이후 이탈리아 국채 보유 규모가 최대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금융기관들이 매도 물량을 받고는 있지만 외국인들의 순매도를 충분히 소화하지는 못하면서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포퓰리스트 연정 출범으로 이탈리아 금융시장이 휘청거리던 5월 최고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伊 국채시장 불안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 시장을 위험회피의 척도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국채 시장이 불안하면 위험도가 그만큼 높아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는 것이고, 안정을 찾아가면 시장 역시 안정을 바탕으로 수익이 높은 위험자산 선호로 돌아선다는 것을 뜻한다.
긴축을 벗어버리고 유럽연합(EU) 재정기준을 넘어서는 파격적인 재정지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이탈리아 연정이 현재 첫번째 예산안을 협상 중이어서 그 윤곽이 드러나는 10월께까지는 일단 불안한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국채는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긴축과 달러강세에 더 민감히 반응하는 자산 가운데 하나로 시장 규모도 크지 않아 가격 흐름이 과장되는 경향까지 있다.
JP모간 자산운용의 국제 고정수익자산 최고투자책임자(CIO) 닉 가트사이드는 "이탈리아의 펀더멘털은 실제는 양호하다"면서 연정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불안의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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