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 '대중교통 개편 1년…도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 개편한지 1년이 되었습니다.
제주 교통의 근본 방향은 차량 증가 억제를 통하여 쾌적한 교통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쾌적한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 가지 정책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정책들이 종합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만 합니다.
대중교통체계의 정비, 도로 체계와 주차여건 개선, 그리고 차량 총량관리, 보행권의 신장 등을 종합적이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이 모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풀어야 할 첫 단추가 바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었습니다.
역대 도정에서 얽히고설킨 이해관계와 예산 문제 등으로 손을 대지 못하였지만, 30년 만에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의 목표는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한’ 제주형 대중교통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노선 체계는 급행-간선-지선, 관광지 순환버스로 개편하여 기존 89개의 노선을 194개로 다양화했습니다.
버스 대수는 기존 556대에서 883대로 327대를 늘려 하루 운행횟수를 기존 4082회에서 6064회로, 2000회 가량 증가시키면서 촘촘한 배차가 이뤄지도록 했습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중앙차로제가 시범 시행된 광양사거리에서 아라초등학교 구간 버스 평균 통행속도는 기존 13.2㎞에서 18.9㎞로 빨라졌습니다.
반면, 같은 구간에서 일반 차량의 평균 통행 속도는 18.5㎞에서 13.8㎞로 느려졌습니다.
과거 20년간 감소세였던 대중교통 이용객 수도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1991년 99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2015년에는 5600만명으로 4300만명 이상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대중교통체계가 개편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버스 이용객 수는 5005만7851명으로 한 달 평균 500만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1일 평균 17만400여 명이 이용한 것으로 개편 이전보다 11.4%인 1만7000명이 증가한 것입니다.
서울과 대전이 대중교통체제 개편을 통해 이듬해 각각 11.8%와 8.8%의 이용객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매우 의미 있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앙차로제 시범 시행 구간에서는 월 평균 버스 이용객수가 개편 전 26만명에서 33만3000명으로 무려 28%나 획기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앞으로 제주지역 버스 수단분담률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도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2015년 기준 제주지역 버스 수단분담률은 12.1%로, 전국 평균 19.83%보다 7.73% 포인트나 낮은 전국 최저 수준이어서, 이처럼 낮은 버스 수단분담률을 전국 평균 이상 수준까지 끌어올려야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제주도정의 방향성에 동의해주시면서 많은 불편을 감내해주시고, 많은 의견을 제시해주신 제주도민께 감사드립니다.
■ 보편적 복지 실현 위한 대중교통체계 개편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통해 시내.외 버스를 통합해 1200원이면, 어디든지 갈 수 있도록 단일요금제를 적용해 지난 10개월간 129억원의 혜택이 도민에게 돌아가도록 했습니다.
환승 할인시간도 기존 30분에서 40분으로 확대하면서 10개월간 56억원의 도민 교통비 절감혜택을 제공했습니다.
만 70세 이상 어르신과 장애인을 대상으로는 무임 교통복지카드를 발급해 1일 2만8000여 명이 이용하면서 10개월간 88억원의 교통비 혜택이 돌아가는 등 대중교통이 교통복지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청소년 할인(19억원)과 어린이 할인(7억원) 등 지난 10개월간 총 299억원의 도민 교통비를 절감시켰습니다.
모든 버스 안에는 공공 무료 Wi-Fi를 설치해 도민과 관광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1일 4만6000여 명의 승객이 공공 무료 Wi-Fi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어려운 문제점과 과제가 산적합니다.
대대적인 노선개편과 부분 개편을 계속하고 있지만 굴곡 노선, 탑승저조 노선, 만차 노선 등 앞으로도 더 많은 개선을 해야 할 어려운 문제점과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버스 노선과 배차 간격은 이해가 상충되기 마련입니다.
모두가 노선배치를 원하고 버스 증차를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합리적인 노선 조정을 위하여 도민들이 참여하는 노선조정위원회를 통하여 이 문제들을 도민과 함께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노선조정위원회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운영될 것입니다.
■ 대중교통체계 개편 예산 강력한 통제.관리로 버스준공영제의 공공성.투명성 확보 추진
대중교통 체계 개편과 관련한 예산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올해 대중교통분야 전체 투자예산 1475억원 중 민영버스 운영에 투입되는 준공영제 관련 예산은 965억원입니다.
510억원은 비가림승차대, 버스정보 안내기, 법정 유가보조금, 공영버스 운영비 등 민영버스 준공영제와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이는 준공영제 버스의 총 운송비용 1441억원이 총 예상 운송수입 476억원을 초과하는 금액입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올해 총 운송수입 예상액은 시외요금 인하(84억원), 무임 교통복지카드(150억원) 시행으로 개편 이전(563억원) 보다 87억원이 줄어든 476억원입니다.
총 운송비용은 유류대 240억원(16.7%), 운전자 인건비 792억원(55.0%), 정비 및 관리 등 358억원(24.9%), 이윤 51억원(3.5%) 등 1441억원입니다.
비용 보전금액 965억원을 요인별로 보면, 노선 증가 및 배차 확대를 위해 증차된 차량운영비(255대, 326억원), 안전운전을 위한 운전원 증원 및 처우개선(922명, 179억원), 전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요금 단일화(84억원),
어르신 등 교통복지를 위한 요금 면제(1일 28천명, 150억원), 유가인상 등 2018년 원가 상승 요인(76억원), 기존 손실 지원제도 유지(비수익 적자노선, 무료환승, 청소년 할인, 구간요금 손실보전 등 150억원)에 따른 것입니다.
이는 개편 이전 법인세 차감 전 이익 63억원(7개사)보다 13억 원이 감소한 것으로 운수업계의 이익금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대중교통 재정지원 증가는 버스 증차 및 운전원 증가, 전 지역 요금 단일화와 교통복지카드 도입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한 것입니다.
대중교통이 사회 인프라이자 보편적 복지라는 관점에서 빠르고, 편리하고, 저렴한 대중교통을 위한 비용을 투자하는 것입니다.
올해 3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노선버스 운수종사자가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정부의 기조도 특별시나 광역시에서만 운영되고 있는 버스 준공영제의 전국 확대방침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표준운송원가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운송원가는 인건비, 유류비 상승 등에 따라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비용은 줄여나가야 합니다.
우리도는 타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운송원가에 대한 교통위원회의 심의를 더 강화하고 도민사회의 엄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비용을 줄여나가겠습니다.
■ 대중교통 중앙차로 확대는 도민 의견 수렴하면서 신중히 결정
대중교통체계 개편과 함께 시범적으로 운영중인 버스 중앙차로는 도입 목표대로 버스의 정시성이 향상됐고, 버스 이용객도 개편 전 보다 28%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버스 중앙차로제는 제주의 교통실정에 맞춰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시범운영 구간에 대한 정밀한 평가와 도민 공청회 등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하여 확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습니다.
■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도로체계.주차 개선.차량총량관리.보행권 신장 등 다른 정책과 함께 지속 추진
대중교통 개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도로 체계와 주차 여건 개선, 렌터카 및 자가용 총량관리 등 여러 정책이 어우러진 종합적이고 과학적인 교통정책 추진이 필요합니다.
도로 체계에 관하여 주요 교차로 개선 사업, 도심 진입 환승 주차장 및 복합환승센터 건립, 도시계획에 의한 도로 신설에도 재원을 투자하여 교통 분산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주차정책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도 전역 차고지증명제 확대,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공영주차장 확충 및 유료화, 민간 유료 주차장 활성화, 불법 주·정차 강력 단속 등의 정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보행자의 권리 신장, 편의 확대도 우리가 가야할 방향입니다.
주택가 이면도로 일방통행로 지정 확대를 통해 보행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여러 가지 보행자 권리 확대 방안도 도민과 함께 찾아 가겠습니다.
섬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수용가능한 수준에서 차량총량관리 제도를 정밀하게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우선적으로 올해 9월부터 현재 3만2000여 대의 렌터카를 2만5000대까지 확실히 줄여가겠습니다.
자가용에 대한 총량관리에 대해서도 도로 체계와 주차 여건 개선 등의 문제를 차량수용능력 분석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인 조사 분석을 통해 교통정책을 수립하여 나가겠습니다.
■ 쾌적한 교통환경 만들기 도민과 함께 추진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지난 1년은 정말 어려운 여정이었습니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가야만 하는 길이고, 늦추면 늦출수록 더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첫걸음을 뗐습니다.
하지만 쾌적한 교통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가야할 길은 더 멉니다.
도민 참여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입니다.
도민들의 참여를 통해 발전적 개선책을 찾아가겠습니다.
앞으로 노선조정, 원가조정, 주차정책, 차량총량정책, 보행권 확대 등 도민들의 의견을 듣고 도민의 참여 속에 하나하나 풀어나가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제주의 쾌적한 교통환경 조성을 위해 자가용이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버스 타기 자율운동에 동참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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