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2 금융경색 위기 새 돌파구, 파생상품
개인투자자 보호 범주 격론.. 기관보다 개인투자자 비중 커 과도한 규제 부작용 경계해야
개인투자자 보호 범주 격론.. 기관보다 개인투자자 비중 커 과도한 규제 부작용 경계해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 보호에 대한 범위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위축시키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주장이다.
'금융경색 위기 새 돌파구, 파생상품'을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좌장을 맡은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 원장은 "미국 총기사고 현황을 보면 개인 총기가 많은 주에서 총기 사고 사망자도 많았다"며 "총기나 파생상품이나 위험을 헤지(회피)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중요한 건 그걸 다루는 사람이 문제"라고 운을 뗐다.
■불필요한 규제, 시장 위축 부작용
임재준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는 규제로 인한 시장의 위축을 언급했다.
그는 "파생상품시장이 2011년까지 연평균 50% 정도 성장했다"며 "이후 여러 규제가 생기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국내보다 변동성이 큰 해외시장으로 빠져나가는 등 풍선효과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1년 이전에는 개인·외국인·기관이 3대 3대 3의 균형 잡힌 모습이었지만 이후에는 외국인 거래 비중이 60%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빌 헤더 국제선물업협회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한국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60%가 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 늘어도 된다"며 "다만 개인투자자 비중이 기관보다 높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국내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너무 높은 건 공매도 문제로 귀결된다"며 "공매도는 시장 안정화 기능이 있지만, 개인은 정보력도, 자금력도 없으니 공매도 폐지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안 과장은 "규제의 출발점은 개인 비중이 너무 높은 데 있다. 개인 비중이 줄면 기관과 외국인 비중은 당연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균형 위한 규제 방향 중요
규제의 방향에 대해서도 열띤 논의가 있었다. 빌 헤더 대표는 "한국 파생상품 시장의 진입 장벽과 관련해 당국은 불필요한 규제보다는 그림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며 조화를 이루는 규제를 강조했다. 불필요한 규제가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부작용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차기현 NH투자증권 IC운용본부장은 "개인투자자 손실이 늘자 정부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허들을 도입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였지만 당초 목표보다 더 많이 시장이 위축된 게 문제"라며 "시장이 커지면 규제가 생기게 마련이지만 업계 입장에서 보면 실질적인 규제의 목적과 결과가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대해서 규제하는데, ELS의 구조가 복잡하다보니 아예 시장이 위축되기도 한다는 것.
차 본부장은 "불완전판매는 직접 규제보다 외국처럼 불완전판매에 대해 징벌적 배상을 하는 방식의 사후규제가 바람직하다"며 "규제를 통해 투자를 막아버리면 실질적으로 시장 규모가 작아지는 부작용이 생긴다"고 말했다.
미국의 S&P지수와 같이 다양한 지수 개발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안 과장은 "거래소 이외에 국내 특정 증권사가 지수를 개발해서 연기금에 어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혁신성은 과제로 남았다. 빌 헤더 대표는 "최근엔 상품이 금방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혁신적인 상품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투자를 하는 데는 모험이 따르기 마련이다"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 시장 다양성·전문성 연계 '열쇠'
정부 정책과 관련한 토의도 진행됐다. 정 원장이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과 관련해 실질적인 콘텐츠에 대한 질문과 함께 세법개정안에서 파생상품 양도세율을 높이는 것에 대해 묻자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차 본부장은 "실질적으로 핀테크 같은 부분은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의 힘이 필요하다"며 "빅데이터 쪽에 유능한 전문가와 힘을 합친다면 새로운 솔루션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팀장 강재웅 김미정 김현정 강구귀 연지안 이병훈 남건우 정용부 김유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