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소액주주 KISCO홀딩스 상대로 주주가치 높이기 위해 임시주총 소집 요구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손잡고 코스닥 상장사인 KISCO홀딩스를 상대로 임시주총 소집에 나섰다. 경영진이 비합리적인 재무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하는데다, 독립성이 의심되는 감사위원까지 선임해 대주주 감시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본격화로 기관 투자자들이 주주가치를 높이려 목소리를 높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8월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내 행동주의 투자자로 알려진 밸류파트너스운용과 소액주주들이 전일 KISCO홀딩스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임시주총 주요 안건은 중간배당과 감사위원 선임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 3월 정기 주총때도 대주주의 비합리적 경영에 대해 주주제안과 주주총회 표 대결을 벌였다.
특히 이번 임시 주총 소집엔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알려진 SC펀더멘털과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한국밸류자산운용도 안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SC펀더멘탈은 최근 몇년간 GS홈쇼핑, 삼호개발 같은 국내 투자 기업 주주총회에서 배당확대, 자사주 매입을 끈질기게 요구해 온 행동주의 펀드다. 최근엔 '썬 연료'로 유명한 코스닥 기업 태양에 취약한 지배구조로 주가가 저평가 됐다며 배당확대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기도 했다.
KISCO홀딩스는 견실한 사업구조로 보유현금은 많지만 배당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때문에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같은 기본적인 주주이익 극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운용 대표는 "KISCO홀딩스의 경우 중간배당을 도입해 배당금을 높일 경우 ROE를 의미 있게 높일 수 있다"며 "반대로 현금성자산을 현재와 같이 쌓아만 놓는다면 ROE가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ISCO홀딩스의 연결재무상태표를 보면 차입금을 차감한 후 금융자산을 포함한 주당 순현금성 자산은 2015년 말 2만1407원, 2016년 말 2만4721원, 2017년 말 2만9416원으로 2018년 8월23일 주가(1만2050원)의 2.5배 정도 인데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는 것은 주주가치 파괴행위에 해당한다"며 "내재가치보다 명백하게 낮은 가격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대주주를 포함한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출하는 가장 쉬운 방법인데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측 대주주가 독립성이 결여 된 감사위원을 선임해 이같은 대주주 감시와 견제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 했다는 주장이다. KISCO홀딩스가 과거 자회사인 이종창 한국철강 대리점 사장을 8년간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계열사와 관계된 특수관계인들을 선임해 왔다는 것.
김 대표는 "이에 소액주주들은 공석중인 감사위원 자리에 경영진 및 이사회 견제와 감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춘 사람을 선임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자 임시주총을 소집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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