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와 가격 조율 마치고 최종계약서 다듬기 들어가
인수땐 리딩뱅크 재탈환
신한금융지주가 이번 주 초에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ING생명 인수건을 상정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정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에는' 순조롭게 가결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6년전 ING생명 인수를 위한 이사회를 개최했다가 사외이사들에 의해 안건이 부결된 KB금융지주의 사례가 있어서다.
인수땐 리딩뱅크 재탈환
■신한금융 ING생명 인수 최종 관문은 '이사회'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은 ING생명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와 가격 조율은 마쳤으며 최종 계약서의 세부 범위 다듬기에 들어갔다.
ING생명 인수 예상 가격 수준은 2조2000억~2조3000억원이다. 이는 당초 MBK가 제시한 금액인 2조4000억원보다 1000억원 내려간 것이며 앞서 지난 3월 알려진 2조5000억원보다는 2000억원 내려간 금액이다.
현재 양측은 퇴직위로금이나 상표권 등 부차적인 내용은 물론 문구 하나, 표현 하나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ING생명 지분의 59.15%를 보유한 대상이 MBK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 라이프투자유한회사인 탓에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3일은 지난 1일 창립기념일을 맞은 신한금융이 공식적으로 창립기념 행사를 갖는 날이다"면서 "의미가 있는 날인 만큼 이 자리에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빅딜'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과 MBK파트너스의 계약이 완성되더라도 신한금융 이사회가 이를 승인해야한다는 관문이 남아있다.
앞서 지난 2012년말 KB금융은 ING생명 지분 100% 인수에 2조2000억원을 제시했다가 사외이사들의 반대에 부닥쳐 포기한 전력이 있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2013년말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 1조8000억원에 ING생명을 인수한 뒤 상장시켰다. 그리고 약 4년만에 지분 59.15%를 2조 중반대의 가격을 제시하며 매각에 나선것이다. 이같은 점을 고려하면 당시 KB금융은 100%에 2조2000억원도 비싸다는 판단을 한 반면 신한금융은 59.15%를 비슷한 가격에 사는 셈이다.
■오렌지라이프로 새출발하는 ING생명 노조 고용안정 요구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승부사 기질'의 조용병 회장이 이사회를 대상으로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 회장은 ING생명 인수와 관련해 "방향은 정해졌고 가격이 중요하다"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ING생명 인수가 확정되면 신한금융은 KB금융에 빼앗긴 금융지주 1위 자리를 재탈환할 수 있다.
한편, ING생명도 3일부터 '오렌지라이프'라는 새 사명을 사용하며 새출발한다. ING생명은 사명을 바꾼 후에도 지금처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랫동안 ING생명으로 시장에 인식돼왔고 설계사들의 이탈도 예상돼 사명 변경이 큰 핸디캡이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로 새 출범하는 ING생명 노조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ING생명 노조는 크게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고용안정과 노동조합 보장을 비롯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독립경영보장, 인수측의 경영비전 제시, 최고의 회사에 걸 맞는 보상 이행 등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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