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감동 이야기

화장실 못가리는 고양이 보호소에 유기한 매정한 주인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5 08:20

수정 2018.09.05 08:20

보호소 앞에 젖은 수건 한장과 함께 유기된 고양이. 사진=Gables Farm Dogs and Cats Home
보호소 앞에 젖은 수건 한장과 함께 유기된 고양이. 사진=Gables Farm Dogs and Cats Home

추운날 영국의 한 보호소 앞에 케이지 속에 고양이를 넣어 유기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미국의 한 외신은 게블스팜 독스앤 캣츠홈이라는 유기동물 보호소에 근무하는 루스 리카드가 주말에 출근을 했다고 보호소 앞에 고양이가 유기돼 있는 것을 발견해 구조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스가 발견했을 당시 케이지 속에는 담요 한장 없이 고양이만 달랑 들어있었다. 케이지 위에는 축축하고 차가운 수건 한장이 놓여있었다.

유기한 고양이가 들어있는 케이지에 붙어있던 전 주인의 쪽지. 사진=Gables Farm Dogs and Cats Home
유기한 고양이가 들어있는 케이지에 붙어있던 전 주인의 쪽지. 사진=Gables Farm Dogs and Cats Home

루스는 "고양이를 발견했을때 매우 겁에 질려있었다. 고양이는 매우 마르고 체온도 떨어진 상태였다"라며 "케이지에는 고양이 주인으로부터 쪽지가 테이프로 붙여 있었는데 거기에는 고양이가 계속 설사를 하는데 고양이 전용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글이 적혀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고양이의 주인은 고양이가 아픈데다 화장실을 잘 가리지 못하자 유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보호소 직원과 더스티. 사진=Gables Farm Dogs and Cats Home
보호소 직원과 더스티. 사진=Gables Farm Dogs and Cats Home

루스는 고양이를 재빨리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검진을 했고, '더스티'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3살된 고양이에 비해 마르고 왜소한 더스티은 이내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다.

루스는 "주인이 남긴 쪽지에 따르면 더스티가 게속 설사를 하고 화장실을 가리지 못한다고 했지만, 안락사를 실시하지 않는 우리 보호소에 온 더스티는 화장실도 잘 가고 설사도 하지 않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보호소 측은 2~3주내에 더스티의 건강이 완벽하게 회복되면 새로운 가정에 입양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루스는 "주인이 우리에게 처음부터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면 고양이가 혼자 밖에서 떨며 공포에 질리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보호소 앞 도로에 차가 많이 다니기 때문에 고양이가 케이지에서 나갔더라면 로드킬을 당했을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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