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베어마켓 본격 진입?…증권업계 "포트폴리오 다시 짜야 할 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9 14:27

수정 2018.09.09 14:27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의 분석과 전망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신흥국 베어마켓(약세장)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한국 베어마켓 진입 여부 성장주 vs. 가치주
교보증권 김형렬 리스크 관리 필요성 강해져 현재 주가하락은 불확실성에 과민하게 반응한 것 경기침체 위험 커지고 시장금리 하락하면 가치주보단 성장주 투자매력 개선될 것
미래에셋대우 구용욱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업종과 기업에 집중해야 의견 없음 성장주와 가치주의 바벨 전략
삼성증권 신동석 신흥국마다 상황 달라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세계 수요 확장세 이어지는 상황에서 베어마켓 진입 판단은 무리 성장주, 가치주로 나누기보단 업종별로 살펴봐야
신한금융투자 양기인 신흥국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확산될 조짐 없어…당장 포트폴리오 정비할 필요는 없어 동의하지 않아…보수적 지수 하단은 2240포인트 내외 밸류에이션 부담 상대적으로 작은 가치주에 주목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포트폴리오 변동성 축소 위해 달러 노출도 확대가 유리 2230포인트 부근이 단단한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성장주에 관심
NH투자증권 이창목 포트폴리오 조정은 달러가치 추이 보며 연말쯤 이뤄질 것 2200선에 대한 하방경직성이 높은 상황 가치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
KB증권 서영호 신흥국 간 차별화 커…국내 주식 투자비중 축소할 필요 없어 펀더멘털 측면에서 국내 증시 상승 여력 남아있어 어느 한 쪽으로 뚜렷한 추세 없어
(각 증권사)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미국발 금리인상에 신흥국 증시가 본격적인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포트폴리오 정비에 나섰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신흥국 전반의 시스템 위기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 증시의 경우 상승여력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신흥국 상황 달라 "선별 필요"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신흥국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0% 넘게 떨어졌다.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선 외국자본이 빠져나가며 자국 통화가치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나타난 달러 강세가 신흥국 증시를 베어마켓으로 이끌었다. 미국발 무역분쟁도 위험자산 기피 심리에 한몫했다.


국내 증권업계도 대비에 나섰다. 다만, 신흥국 전반의 위기로 커질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침체는 과거 위기로 포장된 구조적 침체가 아닌, 순환과정의 결과"라며 "안전자산에 대한 쏠림이 확산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 발전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달러 노출도를 확대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신흥국 그리고 업종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투자대상 선별이 중요하단 의견이 많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취약 신흥국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비중을 줄여야 하지만 심리적 요인으로 같이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진 국가들에 대한 비중확대는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대외 불확실성과 무관하게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쪽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2차전지 등 개별적으로 성장하는 업종이 그 예"라고 설명했다.

■한국, 아직 베어마켓 아냐
미국증시 고점 논란에 대해서는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도 업종인 정보기술(IT) 전반으로 보면 일부가 흔들릴 수 있지만 성공스토리가 워낙 다양해 충격에 강하다고 본다"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도 불확실성 해소 이벤트이므로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AANG(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의 실적 훼손 여부가 중요한데 미국정부의 규제 강화가 기업 펀더멘털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봐야 한다"며 "아직은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추가 성장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증시는 더 오를 개연성이 높다"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등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나 주가수익비율(PER)은 연초 이후 오히려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기 사이클이 더 남았으므로 미국 증시 역시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역시 베어마켓이라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이다. 김형렬 센터장은 "주가 하락만으로 한국 경제를 평가하는 건 잘못됐다"며 "한국 상장사의 실적과 수출 성과는 전혀 바뀐 게 없는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불확실성에 과민하게 반응을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석 센터장은 "한국 주식시장은 수출과 80% 정도의 상관성을 보인다"며 "세계적인 수요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증시가 본격적인 베어마켓에 진입한다고 판단하는 건 무리"라고 평가했다.

■한국 금리보다 미국 금리 주시해야
주식투자의 관점에선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상황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진단이다. 양기인 센터장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진행된 적은 과거에도 두 번 있다"며 "당시 급격한 외화나 증시자금 유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 여부보다 국내 내수 경기와 고용지표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영호 센터장은 "한국 기준금리보다 미국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국내 증시를 비롯한 세계 위험자산 투자심리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장주와 가치주 중에선 아직 뚜렷하게 한쪽이 부각되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구용욱 센터장은 "성장주와 가치주 사이에서 바벨 전략(기존 주도주와 방어주를 균형 있게 나눠 담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성장주 가운데선 개별 성장 모멘텀이 있는 업종과 기업에 집중하고, 가치주 중에선 낮은 밸류에이션이면서 실적이 성장하는 기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가치주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다만, 미국발 무역분쟁과 경기고점 논란 등으로 인해 트레이딩 이상의 반등이 쉽지 않으므로 가치주 안에서도 개별적 모멘텀을 가진 부분에 한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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