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도동·가산동 부실공사 판박이 人災”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7 17:55

수정 2018.09.07 17:55

폭우탓 하기엔… 무너진 안전 두 사건 다 부실 설계·공사
가산동 지하수 유입 못막아 상도동은 빗물 지하수 수압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결과 전문가 “비가 촉진했을 뿐”
최근 연이어 서울시 공사장 인근에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전문가들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7일 "가산동 '땅꺼짐' 사건과 상도동 유치원 사건 모두 부실 공사와 설계로 인한 인재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산동의 경우는 지하수가 유입되면 이를 제대로 차단해야 하는데 관련 공법을 하지 않았다"며 "상도동 역시 설계 부실로 인해 터파기를 할 때 빗물에 의한 지하수 수압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날 밤 11시 22분께 동작구 상도동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지면서 인근 상도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새벽 4시 38분께 가산동 공사장 흙막이가 무너져 인근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에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 규모의 대형 지반침하가 발생했다.


두 사고 모두 인근 공사장에서 발생했다. 아직 두 사고 모두 정확한 원인 규명이 되지 않았으나 흙막이가 붕괴되면서 사고 현장의 지반침하가 발생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5개월 전 상도유치원 의뢰로 건물 안전진단을 했던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비가 (붕괴를) 촉진했던 것뿐이지 이미 붕괴 요인이 있었다. 바로 부실한 굴착공사 때문"이라며 "일주일 전 발생했던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 주차장 지반 붕괴)하고 똑같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규제를 담당하는 지자체의 책임있는 제도 운용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교수는 "관련 규정상 터파기를 할 때는 굴착심의를 받아야 하는데 구청에서 굴참심의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연속되는 사고는 '안전불감증'에서 야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예상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축 사고는 이해 당사자도 많고 지반의 상황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단박에 가려내긴 어렵다"며 "책임 소재에 대해 과학적으로 면밀하게 밝혀내는 게 선행돼야 올바른 해결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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