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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하는 푸'.. 디즈니 주인공들이 맞이한 처참한 현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9 14:55

수정 2018.09.09 14:55

심각한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뮬란. 사진=보어드판다
심각한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뮬란. 사진=보어드판다

뉴욕에 살고 있는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제프 홍은 동심으로 가득한 디즈니 캐릭터들을 잔인한 현실 속으로 꺼낸다. 프로젝트의 제목은 '나중에 불행하게도(Unhappy Ever After)'. 제프 홍은 "모두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동화적 결말 뒤에 어떤 현실과 비극이 있었는지 상상해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중국은 동아시아 일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수도 베이징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가시거리가 극도로 짧아지며 초미세먼지에 의한 건강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디즈니가 탄생시킨 중국의 여성 영웅 '뮬란'은 이를 반영하듯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인어공주 애리얼은 석유가 유출된 해변에서 기름때를 묻힌 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석유가 유출된 해변에서 고통받는 인어공주 애리얼. 사진=보어드판다
석유가 유출된 해변에서 고통받는 인어공주 애리얼. 사진=보어드판다

삼림이 파괴돼 당황스러워하는 모글리. 사진=보어드판다
삼림이 파괴돼 당황스러워하는 모글리. 사진=보어드판다

모글리가 살던 정글은 도시화가 진행돼 울창한 삼림이 자취를 감췄다. 나무와 흙, 풀과 꽃이 가득했을 땅은 쓰레기로 뒤덮였다. 동물들의 상태도 심각하다. 항상 행복해보이는 곰돌이 푸는 대규모 벌목이 진행된 보금자리에 허탈하게 앉아 있고, 라따뚜이는 실험용 쥐가 됐다. 아기 사슴 밤비는 사냥당해 '헌팅 트로피'가 됐다.


삶의 터전을 상실한 푸. 사진=보어드판다
삶의 터전을 상실한 푸. 사진=보어드판다

실험용 쥐가 된 라따뚜이. 사진=보어드판다
실험용 쥐가 된 라따뚜이. 사진=보어드판다

아기 사슴 밤비. 사진=보어드판다
아기 사슴 밤비. 사진=보어드판다

제프의 작품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극을 굉장히 세련되면서 대중적인 방법으로 꼬집고 있다. 언제나 행복하기만 했던 만화 속 인물들이 불행에 빠진 아이러니는 그의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안겨 준다.
누군가는 '동심파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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