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이 심하다고 하지만 모든 구직자에게 같은 수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공계가 위기라고는 하지만 ‘문송’한 인문계열은 더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취업시장에서 인문계열 전공자가 체감하는 취업난은 심각했다.
17일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349명을 대상으로 ‘이공계와 인문계 전공자 체감 취업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인문계열 전공자의 78.6%가 ‘이공계열의 취업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이공계열 전공자들은 ‘비슷하다’(54.9%)고 느끼거나 ‘이공계열이 인문계열보다 유리하다’(38.9%)고 생각하고 있었다. ‘인문계가 유리하다’는 6.2%에 그쳤다.
인문계열 전공자들은 어떤 점에서 이공계열이 더 유리하다고 느낄까?
‘상대적으로 이공계열의 채용규모가 더 커서’(59.2%, 복수응답) 취업에 불리하다고 느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지원 할 수 있는 기업이 더 많아서’(49%), ‘직무 선택폭이 더 넓을 때’(44.9%), ‘앞으로 전망이 더 밝은 전공이라서’(34.7%) 등의 이유가 있었다.
이들 중 77.5%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인문계열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인문계열 채용이 줄어서’(51%, 복수응답)가 1위를 차지했다. 계속해서 ‘4차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빅데이터와 같은 이공계열 인재의 수요가 더 많아져서’(46.2%), ‘기술력 중심의 경력직 채용이 더 많아져서’(42.8%), ‘산업구조가 첨단기술 중심으로 바뀌고 있어서’(29.7%), ‘이공계열 졸업자 우대가 더 많아져서’(24.1%) 순으로 답변이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이공계 전공자들은 스스로 인문계 전공자보다 취업에 유리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유는 인문계 전공자들과 마찬가지로 ‘이공계열의 채용규모가 더 커서’(44.4%, 복수응답)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직무 선택폭이 더 넓어서’(41.3%), ‘지원 할 수 있는 기업이 더 많아서’(31.7%), ‘앞으로 전망이 더 밝은 전공이라서’(22.2%)의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대비 취업이 더 어렵다고 느끼냐는 질문에는 인문계열 전공자보다는 20.7%포인트 적은 비율(56.8%)의 응답자가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40.7%는 ‘작년과 비슷하다’고 느끼고 있어서 체감 취업난의 온도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공계열 전공자들이 취업이 더 어려워졌다고 느끼는 이유는 인문계열 전공자들과는 조금 달랐는데, ‘주로 경력직 채용 위주로 바뀌어서’(40.2%, 복수응답), ‘제조업/건설 등의 이공계 채용이 많은 산업이 사양세라서’(39.1%),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이공계열 채용도 줄어든 것 같아서’(39.1%) 등을 취업난의 원인으로 생각했다.
향후 취업 전망에도 사뭇 차이가 있었다. 인문계열 전공자의 63.1%는 ‘취업전망이 어둡다’ 했으며 ‘전망이 밝아질 것이다’는 5.3%인 반면, 이공계열 전공자는 56.2%가 ‘예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전망이 밝다’고 답한 응답자도 15.4%였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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