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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나무 갤러리, 유한이·전수경 작가 '비이커 497' 전시회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0 10:21

수정 2018.09.20 10:27

스페이스나무 갤러리, 유한이·전수경 작가 '비이커 497' 전시회


경남 양산시 하북면 충렬로 통도사 입구에 위치한 '스페이스나무' 갤러리 오로라에서는 다음달 9일까지 유한이, 전수경 작가의 '비이커 497'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각기 다른 물질이 들어있는 두 개의 비커가 테이블에 놓여 있다'는 뜻의 전시 이름처럼 그리드 격자 위 투명한 색감으로 규칙성과 믿음을 이야기하는 유한이 작가, 몸을 주제로 인간의 실존적 상황을 표현하는 인체풍경의 전수경 작가의 작품을 소개 중이다.

전통 동양화 기법을 탈피한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실험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경험을 제공한다.

유한이 작가는 우리의 삶에는 어떤 종류이든지, 어느 정도이든지 믿음에 바탕해 지탱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직관의 믿음이 아닌 다수의 동의를 통해 성립된 믿음이 규율, 규범이 돼 우리의 삶을 통제하는 과정이 있어 역사가 만들어 진다고 한다.

'play ground' 작품 속 그리드로 촘촘히 메워진 화면은 일정한 규칙성을 위한 배경이 되고 뚜렷하지 않게 드러나는 가상의 모형 스타디움의 전경, 화면을 가득 메운 관람석, 집회나 대회 등을 위해 소요되는 특별한 장치 등 건축적 구성요소와 부속물들을 통해 개인의 삶과 공동체적 역사를 형성하는 믿음을 형상화 한 것을 볼 수 있다.

'제13의 보행자' 시리즈 에서는 블랙박스 영상 속에 담긴 무단횡단 장면 속 인물들을 그려냈다. 작가는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닌 어기는 모습에서 믿음을 찾아내 상대에 대한 선의 혹은 준법정신에 대한 믿음으로 무단횡단을 했다고 본다.
결과를 확신할 수 없는 행위 속에 자리하고 있는 믿음, 우연에 던져진 인간이 담겨 있다.

스페이스나무 갤러리, 유한이·전수경 작가 '비이커 497' 전시회


전수경 작가는 인체풍경을 통해 남녀, 정신과 물질, 빛과 어두움, 선과 악, 음과 양 등 서로 대립하지만 짝이 돼 공존할 수밖에 없는 개념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지퍼, 고리 등의 사물은 사랑과 미움, 욕망과 좌절, 신뢰와 배반을 생산하는 남녀의 관계를 그린다.

침대를 그린 그림에는 남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속옷이나 빨간 하이힐이 등장한다. 뫼비우스 띠처럼 끝없이 연결된 지퍼에는 혀의 형상이 보이며 대칭을 이루고 있는 손가락들은 성기를 연상하게 한다.
'몸'이 만들어내는 실루엣과 표정이 어떠한 대상보다 상상력과 본능을 자극하여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고 창의적인 해석을 끌어내고 있다.

두 작가 모두 기존의 동양적인 기법과 해석을 탈피해 본인만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회화와 사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동시에 참신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두 작가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스페이스나무 갤러리, 유한이·전수경 작가 '비이커 497' 전시회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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