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21일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두고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주택시장 안정 효과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평가했다. 그나마 서울 등 주요 수도권에 신규 택지와 공공주택이 공급되긴 하지만, 수요 대비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주택 수요 일부만 흡수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그나마 인프라시설이 어느정도 갖춰져 있고 서울 접근성이 좋은 택지를 중심으로 정부가 주택을 공급을 한다는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이날 옛 성동구치소부지와 개포동 재건마을 등 외에 총 11개 부지를 공공택지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9곳은 서울시와의 협의를 통해 추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주택시장 안정에 3대 변수로 작용하는 공급·세금·대출규제 등이 모두 잇따라 발표된 상황으로, 이번 대책은 교외 대규모 택지개발지구 뿐만아니라 도심 유휴지 등 지역, 규모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특히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의 대규모 택지 개발 공급시 수급불균형에 따른 서울 주택의 수요 일부분을 흡수해 시장 안정에 다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급 갈증' 해소 어려워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려는 '안정된 주택시장 분위기'를 조성하기에는 공급량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11곳이 공공택지 개발로 추진되는 것은 서울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오는 2021년까지 주택 공급을 목표로 해도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가 무엇보다 수요 대비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가구수만 해도 5000가구가 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정부가 정부가 오는 2021년까지 공급하기로 한 3만5000호의 주택 중 서울은 3분의 1인 1만가구 수준이다. 개포동 재건마을은 340가구에 불과하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렙장은 "주택공급 정책의 성패는 결국 공급량과 입지가 좌우한다. 대책발표 시 대기수요자들을 안정시키고 아파트 분양 시장에 줄을 서 기다려야겠다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만큼 매력적인 입지에 충분한 공급량을 발표해야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현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수요억제책 일변도라는 시장의 비난을 받아들이고 공급확대책을 병행한 정책선회 후 첫 부동산 공급 대책이었다는 면에서 여러모로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장기 정책' 공급책 필요
이에 단순 규제와 공급 내용만을 담은 '단기 대책' 보다는 서울 쏠림 현상 해소나 인구 감소 등 각종 사회현상을 고려한 장기적 관점의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규 택지 후보지에 대한 계획은 있지만 향후 개발을 민간, 공공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불확실 하다"며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공공주택 등 저렴한 주택이 많이 공급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대선, 지방선거 등과 관계 없이 일관성있는 부동산 대책 추진 이뤄져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학 교수는 "정작 수요가 집중된 강남 주택시장 관련 대책은 빠져 있어 강남 재건축 완화, 재건축 부담금 완화 등 추가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설 경우 예상되는 향후 지자체, 주민 등의 갈등을 잘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이환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