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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새 금융 허브는 파리?… 자산운용사 몰린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1 17:24

수정 2018.10.01 21:13

브렉시트후 주도권 가질듯 마크롱 기업이전 적극 지지
규제당국 경제 전문성 높고 런던만큼 임금도 낮은 편
프랑스 수도 파리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유럽 대륙의 트레이드 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파리 임금이 런던만큼 낮아진데다 규제당국이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사진)이 팔을 걷어붙이고 외국 금융사들이 이전과 관련해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이후 공식적인 유럽 면허를 가지는 지사 경쟁에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아일랜드 더블린이 앞서가고 있지만 트레이드 허브에서는 파리가 주도권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잇단 파리행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이미 트레이드 허브를 파리로 옮기기로 결정한 가운데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JP모간체이스가 내부적으로 이전 계획을 굳혔다.

블랙록은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마크롱 대통령과 직접 만나 이전과 관련된 민원 해결을 요청하기도 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블랙록은 파리에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유럽 본사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고, 1년여 안에 파리 직원 수도 지금보다 6배 넘게 늘려 200~30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크롱은 또 씨티그룹을 설득해 현재 160명인 프랑스 인력을 최대 100명 더 추가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BoA는 지난 여름 파리에 트레이드를 전담하는 직원 1000명이 상주할 수 있는 사무실을 내기로 결정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JP모간도 아직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파리를 유럽대륙의 트레이드 허브로 낙점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모간스탠리가 파리 인력을 80명 가량 충원할 계획이고, 골드만삭스는 유럽대륙 인력 2배 확충 최우선 순위로 프랑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 또 영국계 다국적 은행으로 이미 탄탄한 프랑스 영업망을 갖춘 HSBC는 런던에서 파리로 최대 1000명을 이동하는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다.

로비단체인 파리유로플레이스는 브렉시트 덕에 파리의 금융관련 일자리가 3500개 더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크롱 전폭 지지 주요 동력"

파리가 금융사들로부터 브렉시트 이후 트레이드 허브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은 크게 3가지가 주된 배경이다.

우선 임금경쟁력이다. 한 대형 투자은행 경영진은 "금융계 인물들에게 물어보면 (브렉시트 이후 트레이드 허브 검토 대상으로) 대부분이 파리를 최우선으로 꼽는다"면서 파리 금융인력의 임금은 영국만큼이나 낮다고 말했다.

프랑스 규제당국의 전문성도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다. 금융계 인사들은 프랑스 규제당국이 파리에 본사를 둔 다국적 투자은행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럴(SG) 등의 복잡한 트레이드와 파생상품 운용을 오랫동안 감독해온 덕에 런던 규제당국에 제대로 된 규제와 감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정부, 특히 마크롱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금융사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미 헤지펀드, 부동산, 상품 등과 관련한 유럽, 아시아의 '대안'투자 허브를 런던에서 파리로 옮기기로 결정한 블랙록은 파리 이전과 관련한 문제 해결에서 프랑스 정부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다.
특히 핑크 CEO가 마크롱 대통령을 만난 뒤 파리는 유럽본사의 강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금융사들의 파리 유인 정부정책을 조율하는 책임을 맡은 크리스티안 노이에 프랑스중앙은행 전 총재는 마크롱 대통령 당선과 그의 감세, 노동개혁 등 기업친화적인 정책이 금융사들을 유인하는 주된 동력이라고 말했다.


노이에 전 총재는 "이 정부는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라면서 "금융계 인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기면 이를 정부에 문의하고, 그러면 정부에서는 '해결방안을 찾아보자'고 답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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