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회사 세워 프로그램 개발..자금세탁 전문 조직도 운영
해외 유명 호텔의 카지노를 생중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 80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온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도발공간개설 혐의로 황모씨(35) 등 도박사이트 운영진 7명을 구속하고 조직폭력배 최모씨(24)등 9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또 도박에 가담한 정모씨(63) 등 91명을 도박 혐의로, 수익금을 세탁한 임모씨(50) 등 4명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황씨 등은 지난 2016년 8월부터 올 4월까지 도박사이트 42개를 개설해 해외 호텔카지노의 도박 영상을 송출하고, 유령법인을 통해 조직적으로 자금을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개설한 도박사이트들의 총 판돈은 8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서울에 IT기업을 설립해 정상적인 회사로 위장한 뒤 프로그램 개발자 김모씨(48) 등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고용해 일본·중국에 서버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했다.
이어 직접 개발한 프로그램을 이용, 해외 유명 호텔카지노가 홍보차 온라인에서 생중계하는 '바카라' 등 카지노 테이블 영상을 실시간 캡쳐해 이들이 개설한 사이트로 송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률 조작이 가능한 상당수 불법 도박사이트와는 달리 이 같은 사이트는 승률 조작이 거의 불가능하다 보니 사이트 회원은 1만명에 이르렀고, 이중 한 회원은 50여억원을 판돈으로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운영진이 수익금 약 800억원을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씨 등은 이 같은 불법 도박사이트를 타 조직폭력배나 일부 회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조직폭력배를 고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자금 세탁 전문 조직을 고용, 6개 유령법인을 통해 도박자금을 수십차례 환전하고 외환 거래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은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데다 중독성까지 있는 사이버공간상 도박을 지속적으로 순찰해 철저히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ua@fnnews.com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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