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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사드 피해'중국 내 韓기업 회계지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3 17:21

수정 2018.10.03 20:58

베이징 KCBC 회계법인 김대훈 대표
[fn이사람]"'사드 피해'중국 내 韓기업 회계지원"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회계법인 분야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싶다. 중국 현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는 것처럼 일하자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중국에서 만 10년째 '베이징 KCBC 회계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김대훈 대표(사진)는 이같이 말했다. 이 법인은 베이징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유일한 현지법인이다. 최근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이후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잇따라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법인의 활약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한국 부동산개발기업이 아파트 건설을 하면서 100억원 정도의 세금을 부과받았는데, 이는 다소 억울한 측면이 많아 이를 증명해 20억 정도를 되돌려 받게 해줬다"면서 "모 한국 유통법인의 경우 지방 국세국에서 과세하려고 했는데, 과세권한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5억원 과세를 막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현지법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김 대표는 "현지 여타 회계법인을 컨설팅업체로 쓰면 그 회계법인도 현지에서 계속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세무국과 직접 싸울 수 없기 마련"이라며 "이미 계약금을 받은 마당에 무리해서 일을 진행하지도 않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한국기업을 도와줘야 한다는 마음이 있지 않은 이상'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를 해결할 의지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사드보복 이후 한국 기업들의 경영이 악화되면서 클라이언트 기업의 경우 철수를 하거나 철수를 앞두고 있는 곳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그동안 중국에 수많은 한국업체들이 진출했기 때문에 피해도 클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면서 "경영 상황이 힘들지만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의 사업환경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이미 많은 제조기업들은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유통이나 소비재 업체들이 들어왔지만 사드 이후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는 서비스산업으로 진출을 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대표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들어오려고 하지만 들어오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윤식당'이나 '런닝맨' 등의 한국 프로그램을 이미 카피하는 경우가 많고, 진입을 막아놓기 때문에 한국계 기업이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김 대표 역시 베트남으로의 기업 이전이 많은 만큼 베트남으로의 진출도 고민했지만,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밀려나가는 업체로 부가가치가 없는 업체이기 때문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렸다.


그의 눈을 사로잡은 곳은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 '북한'이다. 김 대표는 "국내 세법이 일본의 세법과 비슷한 측면이 많은 것처럼, 북한 세법의 경우 중국 세법과 상당히 유사하다"면서 "향후 북한의 문이 열리고, 경협이 확대되면 기회의 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시중에 북한 세법에 대한 책이 거의 없는 만큼 중국 세법 전문가인 내가 먼저 나서 북한 세법관련 책을 집필하면서 차근히 기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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