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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레저] 트램 타고 유유자적.. 북유럽을 만끽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4 17:22

수정 2018.10.04 17:22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 핀란드 헬싱키
암석교회 등 자연과 어우러진 건축물
수공예품.먹거리 가득한 마켓광장
핀란드인이 사랑하는 사우나까지
작은 도시 곳곳에 풍요로움이 가득
헬싱키 시내 관광은 시내 곳곳을 얌전히 돌아다니는 트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헬싱키 시내 관광은 시내 곳곳을 얌전히 돌아다니는 트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Weekend 레저] 트램 타고 유유자적.. 북유럽을 만끽하다

헬싱키 시내 곳곳에선 다양한 교회와 성당들을 마주할 수 있다. 헬싱키디자인박물관 인근에 있는 루터교회(위)와 '암석교회'로 잘 알려진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아래) 내부 모습. 사진=조용철 기자
헬싱키 시내 곳곳에선 다양한 교회와 성당들을 마주할 수 있다. 헬싱키디자인박물관 인근에 있는 루터교회(위)와 '암석교회'로 잘 알려진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아래) 내부 모습. 사진=조용철 기자

【 헬싱키(핀란드)=조용철 기자】헬싱키 관광은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는 트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해결된다. 헬싱키 카드를 이용할 수 있고 데일리 패스나 1회권을 직접 구매해서 이용할 수도 있다. 버스 정류장처럼 생긴 트램 정류장에는 몇 번 트램이 언제 온다는 정보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설치돼 있다.

핀란드에선 사우나를 빼놓을 수 없다. 영국 사람들이 펍을 자주 가는 것처럼 핀란드 사람들은 휴식과 소통의 장소로 사우나를 즐겨 찾는다.
헬싱키 남쪽 헤르나사리 바닷가에 있는 로울루 사우나는 레스토랑과 연계돼 있어 편리하다.

유럽 여행 코스 중 도시마다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교회와 성당이다. 항상 시가지 중심에 떡하니 자리잡고 도시 이미지마저 좌지우지하고 있어 굳이 보려고 하지 않아도 눈에 들어온다.

자연과 함께하는 헬싱키 종교 건물의 특성은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를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우리에겐 '암석교회'로 잘 알려져 있는 이 교회는 건축가 겸 가구 디자이너였던 티모와 투오모 형제가 설계했다.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암석을 깎아내 공간을 만들고 그 위를 유리로 덮어 자연광이 잘 스며드는 독특한 교회를 만들었다. 저절로 땅에서 솟아난 것 같기도 하고 숨어있는 것 같기도 한 느낌을 준다. 자연 상태 그대로 남겨둔 암석의 일부가 교회 내부의 벽으로 조성돼 있어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판타지 세계의 어느 동굴에 들어온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템펠리아우키오 교회는 음향 전문가와 지휘자가 처음부터 건축 설계에 적극 참여한 결과 뛰어난 음향 시설을 갖추고 있다. 차분히 의자에 앉아 피아노에서 흐르는 선율에 따라 몸을 맡기면 헬싱키의 여유를 맛보기에는 제격이다.

'침묵의 교회'라고 불리는 캄피 교회는 핀란드의 나무만 이용해 지어졌다. 마치 노아의 방주를 연상시키는 모양을 갖추고 있으며 교회 내부엔 창문이 하나도 없다. 나무 제단과 의자, 돌 모양의 쿠션만 놓여있지만 헬싱키를 찾은 여행객들에게 평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헬싱키 대성당도 에스플라나디 거리와 마켓광장 주변을 돌아다니다보면 자연스레 만난다. 파란 하늘 아래로 하얗고 말간 건물이 높은 계단 위에서 여행객을 부른다. 찬찬히 살펴보면 서유럽의 성당들이 가지고 있는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과 기둥들이 옥색 돔형 지붕과 잘 어우러진다. 중세시대의 고딕 양식 대신 신고전주의 왕궁 양식을 채택한 헬싱키 대성당은 조용하고 품위가 있다. 헬싱키 대성당 앞 원로원 광장에는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로 2세 동상을 중심으로 대부분 19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어 멋스럽다. 광장의 넓은 바닥에는 약 40만개의 화강암 포석이 깔려 있다.

에스플라나디 길 끝에 있는 마켓광장에선 다양한 기념품과 수공예품을 파는 상점, 포장마차 등이 모여 있다. 연어구이, 생선튀김, 수프, 핫도그 등을 파는 포장마차에서 적당한 가격에 한끼를 해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을 들고 잠시 넋을 놓고 있으면 갈매기에게 빼앗길 수 있으니 가급적 포장마차 안에 들어가서 먹는 것이 좋다. 헬싱키 대성당에서 마켓광장을 지나면 카타야노카 섬으로 연결된 다리가 나오고 전방에 붉은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우스펜스키 성당이다. 우스펜스키 성당은 핀란드가 러시아의 지배 아래 있던 1868년 러시아 건축가 알렉세이 고르노스타예프가 지은 성당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동방정교회 성당이다. 동방 정교회의 전통에 따라 설계된 건축물로 빨간 벽돌이 외벽을 이루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양식의 돔 지붕이 인상적인 우스펜스키 성당은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카타야노카 반도의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멀리서도 양파 모양의 돔과 십자가가 보인다.

핀란디아 홀에서 서북쪽으로 약 500m정도 떨어진 호숫가를 지나면 시벨리우스를 기념하는 공원이 있다. 시벨리우스 기념상은 1967년 핀란드 여류 조각가인 엘리아 훌티넨이 시벨리우스 사후 1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시벨리우스 기념상은 철제 조각이지만 마치 자작나무 숲으로 이뤄진 북유럽 특유의 대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로 엄정한 표현력과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 시벨리우스의 음악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관현악곡 '핀란디아'다. 1899년에 처음 쓰여진 '핀란디아'는 독립국가로 지내본 적이 없던 예전 핀란드 사람들에게 민족의식을 고취시켰다.
이 때문에 러시아에선 이 곡을 '핀란디아'라는 제목으로 연주하는 것을 철저히 금지시켰다. 이 곡 후반부의 목가적인 선율 부분은 나중에 시벨리우스 자신이 합창곡으로도 편곡해 전세계에서 불리고 있다.
현재 핀란드에서는 국가보다 더 사랑받는 비공식 국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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