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공공기관 등 단기 일자리 확대에 대해 야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청와대가 정면 반박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단기 일자리 증가에 '숫자놀음', '업무상 배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맹비난을 했고, 바른미래당도 "가짜일자리 공치사에 바쁘다"고 비판하자,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나섰다.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장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생계를 위협당하는 국민들이 있다"며 "그분들을 위한 일자리를 '가짜일자리'라고 만들지 말라고 한다면, 그러한 주장이 온당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했다.
■야권, 단기 일자리에 맹공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가짜일자리대책특위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정책에 대해 "한낱 눈속임으로 국민을 속이려 한다"며 "이게 문재인 정권의 일자리 정책 본질"이라고 일갈했다.
공공기관의 단기간 일자리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이 문제임을 지적한 김 원내대표는 "고용기간이 고작 2개월에서 1년 미만인 단기일자리 2만~3만개를 급조해 일자리 통계를 조작하려 해선 결코 안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원내대표는 공공기관의 단기일자리 확대가 자칫 불필요한 인력채용으로 이어져 손실을 끼칠 수 있음을 강조,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실업자 수가 100만명이 넘고 취업준비생 수가 73만명에 달하는 취약계층 고용률이 엄중한 상황이란 것을 정부도 인정한다"며 "이 원인이 어디에 나왔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에서 "청와대는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단기알바 쥐어짜기'와 같은 '가짜일자리'를 공치사하기 바쁘다"며 "구조적 문제인 좋은 일자리에 노력하지 않고, 손쉬운 공공기관이나 쥐어짜면서 가짜일자리 처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니 국민들이 기가 막힌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야권의 이같은 비판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발끈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를 찾은 김동연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고용이 엄중한 상황인데 정부가 가만히 있어야 되겠느냐"며 정부가 당연히 할 일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단기 일자리 논란에 대해 "과거처럼 어디에 제방쌓는 것 같은 공공근로 단기 일자리를 만드는게 아니다"라면서 "일자리를 하나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뭐라도 하고 싶다"고 답했다.
정태호 일자리수석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고용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정책 역시 정부가 해야 할 기본적 책무"라며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가짜 일자리'라고 비판하는 것에 대해 반박했다.
정 수석은 "정부가 청년, 신중년,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를 적극 제공하려고 한다"며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가 그 대책을 세우는 것은 복지적 차원에서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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