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는 여당 간사는 물론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의원이 직접 나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역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이슈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가장 극심한 반발을 하는 곳은 이통 유통점들이다. 이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6만명에 달하는 유통점 종사자들이 생업을 잃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이 국회에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는 이유를 들며 영업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두고 각각의 주체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는 있다. 하지만 여기서 짚어봐야 할 점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으로 당초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는 지다. 다시 말해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지가 핵심이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을 통해 통신 서비스만 제공하게될 이통사에서는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어느정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단통법 시행,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등으로 과거 불법 보조금을 통한 경쟁보다는 서비스 중심의 경쟁을 통해 통신요금이 조금이라도 내려간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여기다 정부가 직접 통신요금 인하를 종용하니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단말기를 살펴보자. 국내 단말시장의 70%를 삼성전자가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 가격이 내려가길 원한다는 것은 인위적으로 단말기 가격을 깎으라는 의미다. 삼성전자에는 고가의 프리미엄 단말기도 있지만 중저가 라인업도 존재한다. 다만, 소비자 대다수의 선택이 갤럭시S 시리즈와 같은 고가에 집중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비싼 통신요금의 주범이 고가의 단말기라며,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애플이 최근 선보인 아이폰XS 시리즈 최고가 모델은 2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애플이 스스로 단말기 가격을 내릴까. 국내 이통 유통구조에 수술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하지만 막연한 기대감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섣부른 도입에는 반대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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