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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읍시다]1100년전 고려, 어떻게 다문화시대 꽃피웠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4 17:25

수정 2018.10.24 17:25

세계시민 교과서 이희용 / 라의눈
[책을 읽읍시다]1100년전 고려, 어떻게 다문화시대 꽃피웠나


한국의 영문 국호 '코리아(Korea)'의 어원이 된 고려가 건국된지 올해로 1100주년을 맞았다. 서양에서 한국을 코리아, 코레아, 꼬레 등으로 부르는 것은 고려시대 들어 비로소 우리나라가 서양에 알려졌음을 말해준다. 고려청자, 고려대장경, 고려불화, 고려인삼 등으로 유명한 고려는 한국사에서 최초의 글로벌 국가일 뿐 아니라 다문화 국가이기도 했다. 외국인을 받아들인 기록이 사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이민족을 적극 포용해 다문화 사회를 형성하며 국가의 기틀을 다지고 풍요로운 문화를 일궜다.

앞서 삼국유사엔 가야의 개국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가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황옥을 왕비로 맞았다고 기록했다.
아유타국은 인도 북쪽의 아요디야국으로 추정되며 허황옥은 우리나라 최초의 결혼이주여성이다. '다문화'의 사전적 뜻풀이는 '한 사회 안에 여러 민족이나 여러 국가의 문화가 혼재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2008년 제정된 다문화가족지원법은 다문화가족을 '대한민국 국적자와 결혼이민자로 이뤄진 가족'이라고 정의했다. 정부는 2006년 4월 처음으로 '결혼이민자 가족과 사회 통합 지원대책'에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혼혈인이란 용어의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뒤 정부 부처와 시민사회 등에서 다문화가족이란 용어가 일반화하며 법률 조문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와는 달리 우리 주변에는 정말 살갗이 새까맣거나 생김새도 우리와 확연히 다른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도시는 물론 농어촌에도 외국인이 눈에 많이 뜨이고 초등학교 교실에서도 다문화 자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국인을 바라보는 인식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이주민, 특히 못사는 나라 출신에 대한 거부감과 편견은 남아 있다. 그런데 사실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결혼이주여성, 이주노동자, 유학생, 난민 등은 불과 얼마전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을 떠났던 친척 아저씨와 아주머니, 형, 누나의 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정지영 영화감독은 "이 책은 인문학적 고찰을 통해 21세기 다문화시대를 당당하게 주체적으로 열어갈 수 있는 우리 안의 자질을 증명함으로써 문화의 충돌과 갈등을 넘어서 세계시민이 될 수 있는 자신감과 지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역사와 현실 속의 다문화 문제를 뭉클하면서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국격을 높이는 책이다"고 소개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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