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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세 부과 '바람' 유럽 넘어 전세계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9 16:08

수정 2018.10.29 16:08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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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 대기업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이 유럽을 넘어 아시아태평양과 남미 등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한국과 인도를 포함한 아태 지역 최소 9개국과 멕시코와 칠레 등 남미 국가까지 세계 수십 개국이 IT 대기업에게 디지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털세는 소득에 부과하는 법인세와는 별개로 디지털 서비스 매출을 근거로 물리는 세금으로 유럽에서 처음 제안됐다.

국경을 넘나들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업의 특성상 법인세만으로는 조세회피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 매출이 발생하는 지역을 기반으로 디지털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세회피 지적이 이어지자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IT 기업들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국가에서 과거보다 소득과 비용을 올려 신고해 세액이 증가하지 않도록 유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연합(EU)은 다국적 IT기업들이 역내 고객들로부터 올린 디지털 매출에 세금을 부과하자고 디지털세를 제안했고 세계 다른 국가들이 그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디지털세 신설안을 발표했다. 연간 전세계 매출 7억5000만유로, 역내 매출 5000만유로 이상인 IT 기업을 대상으로 EU 내 온라인 서비스 매출의 3%를 세금으로 거둬들인다는 내용이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공정성의 문제"라며 "이제는 세계 전역이 디지털세는 반드시 물려야 할 것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후 낮은 법인세를 앞세워 다국적 IT 기업들을 자국에 대거 유치한 아일랜드 등이 반대입장을 보이자 EU 차원에서 성사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도입하겠다는 국가들도 나오고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이달 초 "독자적으로 디지털세를 강행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는 디지털세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말레이시아는 다음달 2일 발표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디지털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아미루딘 함자 말레이시아 재무차관은 "디지털세를 미뤄두면 나라가 수입 손실을 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디지털세 부과를 두고 국회 논의가 벌어지고 있다.
의원들은 다국적 IT기업들이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을 5조원이나 올렸지만 세금을 1억원도 내지 않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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