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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fn마켓워치] ABL생명, 매각 접고 독자생존 '가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31 17:00

수정 2018.10.31 19:01

GA자회사 ‘ABL금융서비스’ 출범…본부·지점 폐쇄 슬림화 추진
안방보험 추가 증자 난항에 설계사 인건비 부담 '고육지책' 
여의도에 위치한 ABL생명 본사 전경
여의도에 위치한 ABL생명 본사 전경

매각설이 불거졌던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이 독자생존으로 가닥을 잡았다. 독립법인보험판매대리점(GA) 자회사를 출범시키고, 일부 지역본부와 지점 등을 폐쇄시키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10월 3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BL생명은 최근 GA 자회사인 ‘ABL금융서비스’ 출범을 결의했다. 삼성생명(삼성생명금융서비스), 한화생명(한화금융에셋·한화라이프에셋), 라이나생명(라이나금융서비스), 미래에셋생명(미래에셋금융서비스), 메트라이프생명(메트라이프금융서비스)에 이어 보험사의 판매자회사(자사형 GA) 중 여섯 번째다.

자본금은 100억원 규모, 최고경영자(CEO)는 신완섭 FC(설계사)실장을 내정했다.
자회사 설립을 위해 각 지역 지점장 10명(설계사 300명 규모)과 총무(명예퇴직 이후 재고용 인원) 16명을 차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BL생명의 PA(전문직 설계사) 조직은 자회사 출범과 함께 일부 폐쇄된다. 이를 결정하기 위한 킥오프 미팅은 12월 1일로 예정돼 있다. 아울러 지역단 4개, 지점 10개 폐쇄안도 확정해 순차적인 슬림화 작업에도 돌입한다. 폐쇄되는 지역단과 지점은 곧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ABL생명이 단계적으로, 빠른 시일에 전속 영업조직을 전체 GA 자회사로 이전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기존 계약만 유지하는 관리형 회사로 갈 것으로 보인다”며 “대주주인 중국계 안방보험이 약속한 증자안(1조원 규모)을 사실상 포기하고, 매각도 여의치 않자 자구책을 한국법인에 요구한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 입장에서도 내년부터 설계사들의 4대보험 적용 등 고정 인건비를 줄이는 방안으로 GA 자회사를 설립해 자연적 구조조정에 사실상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당시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중국계 안방보험은 추가로 1조원 증자를 약속한 바 있다. ABL생명으로 사명을 교체하고 2년간 두 차례에 걸쳐 3115억원의 증자를 단행했다. 아직도 7000억원에서 1조원 규모의 추가 증자안을 진행해야 하지만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사실상의 경영을 맡은 상태라 순탄치 않은 형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당시 35억원에 헐값 인수하면서 1조원의 추가 증자안을 약속했지만 이를 이행치 못하고, 매각도 쉽지 않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ABL생명 본사 조직의 슬림화가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헐값 인수를 승인한 금융당국의 책임도 자유로울 수 없다. 자격도 안 되는 회사의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하고, 결국 직원들을 사지로 내몬 셈”이라고 지적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GA 자회사 설립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대주주인 안방그룹에서 지난 5월 해외 자회사 매각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에 이 부분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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