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대행위 중지 첫날.. 북측도 1곳 빼고 포문 닫아
【 연평도·서울=공동취재단 강중모 기자】 1일 자정을 기해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라 남북이 일체의 적대적 행위를 중지한 가운데 연평도 해안포부대에 소속된 10문의 화포에도 덮개가 씌워졌고, 개폐식으로 만들어 유사시 쏠 수 있는 포문도 폐쇄됐다. 연평도는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포격 도발과 이후 해병대의 대응 포격이 있었던 '연평도 포격전'이 벌어졌던 곳으로 이번 군사적 긴장 완화 국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날 연평도는 격렬한 포성이 이어졌던 8년 전과는 달리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현장을 찾은 기자단을 맞은 해병대 관계자는 "철판과 나무로 포문설치를 완료했다"며 "현재 부대는 엄중한 작전기강을 확립했고, 박격포와 벌컨포는 정상적으로 사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평부대는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군사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한 가운데 북 도발 시 자위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 NLL(서해북방한계선)과 서북도서를 완벽히 사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155㎜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또 다른 해병대 부대 관계자는 "하루 네번 이상의 사격절차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적이 언제 도발하더라도 즉각 대응하는 태세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포사격은 중지됐지만 비사격 훈련은 지속되고 있었다.
연평도 해상에서는 해군 고속정의 기동 모습도 포착됐다. 고속정에 부착된 40㎜ 함포에는 남북군사합의 내용처럼 흰색 덮개가 씌워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박한기 합참의장은 "이번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의 첫 발을 내딛게 되는 계기"라며 "한반도 평화 맨 앞자리에 선 군은 군사대비태세를 확립한 가운데 남북군사합의가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힘으로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군이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는 가운데 연평도 해안포부대 맞은편에 위치한 북한 개머리 해안포대의 경우 해안포 하나가 개방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개방됐던 해당 포에는 작업인력이 포착되는 것으로 보아 의도적 개방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비·정비 불량, 포문 고장으로 인위적으로 닫을 수 없는 상황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새벽에 작업하는 인원이 식별됐고 북측이 '알고 있다. 조치를 하겠다'고 한 것으로 미뤄 불순한 의도는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앞서 말한 1개 화포를 제외하면 연평도뿐 아니라 백령도 등 확인 가능한 북측 동·서해 해안포 모두 포문 폐쇄가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북측 장제도에도 포문 2개가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해병대 관계자는 "저곳은 우리 군이 오래 전부터 관리해온 곳으로 포가 없다"며 "기만용으로 만든 곳이기 때문에 포문이 개방돼 있기는 하지만 계산에 넣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