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김명환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등 노동 현안에 대해 공동대응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 정동 민주노총을 찾았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취임 후 김주영 위원장이 민주노총을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대 노조 위원장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와 ILO 핵심협약 비준과 노조법 개정 등에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만남은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최근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출범 문제로 양대 노총사이가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양대 노동계 위원장이 회동하는 것은 탄력근로제 문제 등 노동계에 대한 정부의 행보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여당은 현행법상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노동계는 지난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골자로 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에 이어 탄력적 근로시간제 기간 확대 적용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야당보다 정부 여당에 대해 "지나치게 기업 편행적인 행보"라고 강하게 비난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주영 위원장은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의 삶의 질과 새로운 고용창출이라는 의미가 있었다"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는 기업의 고용창출보다는 비용감소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300인 이상 기업에 대한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이 지난 7월 시행됐지만 6개월간 시행유예로 사실상 시행되지도 않은 시점"이라며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해 법이 도입됐는데 기업의 민원 해결차원에서 노동자의 건강권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만남을 시작으로 개악저지는 물론 실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머리를 맞대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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