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죠스바'부터 '반바지'까지..삼성전자 근무복 변천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0 10:30

수정 2018.11.10 10:30


1990년대 삼성전자 근무복.
1990년대 삼성전자 근무복.
삼성전자가 2016년 반바지 출근을 허용하면서 국내 대기업 근무 복장 자율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의 근무복 변천사는 어떨까.

1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1970년대는 삼성전자가 전자제품 생산기업으로서 초석을 다지는 시기였고, 경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근무복도 차분한 색상에 심플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근무복은 보기에 다소 답답해 보일지 모르지만, 당시 한마음 한 뜻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임직원들의 의지가 엿보인다"고 전했다.

1980년대에는 TV도 흑백에서 컬러로 대변신을 하면서 근무복에 작은 변화들이 생겼다. 옷깃에 무늬가 들어가고 색깔이 들어간 로고도 추가했다.
당시 빨간색의 로고는 삼성 전자제품의 상징이었다.

1990년대는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이 시작된 시기다. 이에 발맞춰 근무복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1993년 유명 패션디자이너 이신우씨가 디자인에 참여해 기존과 전혀 다른 스타일의 근무복을 탄생시켰다.

이신우 디자이너는 “저는 개성있는 디자인을 하는 편인데 큰 회사에서 유니폼을 의뢰했던 게 처음이라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당시 근무복은 색감도 화려해졌고 단추 등 디테일을 많이 고려한게 특징이다. 특히, 1990년대 근무복 가운데는 ‘죠스바’와 ‘고구마’라는 애칭으로 직원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아이템도 있다. 남성용의 경우 바깥쪽은 회색빛이 도는 남색에 내피는 분홍색으로 돼 죠스바를 떠올리게 했다. 최근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도 죠스바와 고구마 근무복이 소개되기도 했다. 직원들은 ‘고구마 겨울파카는 지금도 입고 싶을 정도로 예쁘다’ ‘날씨 추워지는데 죠스바·고구마 부활했으면 좋겠다’ ‘구미 캠퍼스에는 아직도 죠스바와 고구마가 자주 보인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한때 근무복 패션쇼도 진행할 만큼 근무복 전성시대가 있었다. 이후 삼성전자는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정장이나 캐주얼 등 직무에 따른 다양한 복장이 등장하게 되면서 근무복이 자취를 감췄다.
특히, 2008년에 '비즈니스 캐주얼'을 전사적으로 도입해 근무복 문화가 완전히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사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비즈니스 캐주얼을 도입한 이후 많은 기업들의 복장 문화에도 변화가 있을만큼 이슈가 됐다"며 "삼성전자는 2016년에는 여름에 한해서, 2017년부터는 전 계절에 반바지 착용이 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반바지 문화의 도입은 단순히 복장 자율화뿐만 아니라 격식보다는 실용성과 효율을 강조함으로써 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자리잡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