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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달러 영향력 약화에 박차..올 연말 탈달러화 계획 발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6:26

수정 2018.11.12 16:26

타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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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미국의 추가 제재가 예상되는 러시아에서 주요 산업의 달러 거래 의존도를 줄이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달러 대신 러시아 루블을 사용하는 수출 기업에게 세제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탈달러화 계획을 올해 말쯤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러시아 기업들은 이미 탈달러화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업체인 알로사그룹은 최근 이란 및 중국 고객들과 달러 대신 루블로 계약을 진행했다. 예브게니아 코젠코 알로사그룹 대변인은 "우리는 다른 국가와 루블 또는 다른 통화로의 계약 기회를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직접 주요 무역상대국들과 수출입 거래에서 루블을 사용하기 위한 협의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과 관계가 냉랭하다는 공통점이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양자 무역에서 루블과 위안 비중은 19%로 지난 4년간 4배 가까이 늘었다. 드미트리 돌긴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러시아 중앙은행 역시 달러 의존도를 줄여왔다. 올들어 미 재무부 채권을 매각하면서 금 보유량을 늘렸다.

이같은 노력에 러시아 경제에서 달러 역할은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러시아 내 개인 및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 가운데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7%에서 올해 9월 26%로 하락했다. 러시아 수출에서 달러 표시 비중은 2013년 80%에서 올해 2·4분기 68%로 떨어졌다.

러시아가 이처럼 탈달러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의 대러 제재로 러시아 은행 및 수출기업들이 미 금융시스템으로부터 차단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이라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 경제는 석유, 가스, 철강 같은 원자재 상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석유와 가스 생산은 러시아 경제의 핵심으로 연방 예산의 50%가량을 차지한다. 이같은 상품 거래시 상대방이 외환리스크를 우려해 달러 외에 다른 통화를 받기를 거부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처럼 달러에 크게 의존하는 경제에 미국의 경제제재가 가해질 경우 타격은 심각하다. 당장 지난 4월 미 정부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시리아 정부 지원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대해 추가제재를 단행하자 달러에 대한 루블 가치는 18%나 폭락했다. 미국의 러시아 국영은행에 대한 제재 확대와 함께 러시아 국채의 매입 금지 조치는 75억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재정채권(OFZ)의 투매로 이어졌다.

이에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8월 러시아 국영TV를 통해 "미 달러 사용을 중단하고 루블과 함께 유로 등 다른 통화를 사용할 것"이라며 "그래서 사실상 이같은 제재가 미국인들에게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WSJ는 러시아와 같이 미 달러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3월 위안 표시 원유 선물을 선보였으며 원유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유로 결제 시스템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고 베네수엘라와 파키스탄 역시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UBS글로벌자산운용의 토머스 플러리 외환전략 대표는 "현재 미국 외교정책의 예측불가능성은 더 많은 국가들이 이전에는 결코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질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매뉴라이프자산운용의 신흥시장 담당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세갈은 "탈달러화는 뜨거운 주제고 은행들은 이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그러나 러시아 경제가 원자재에 상당히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같은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계속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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