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산은 결국 양자대화..일방적 요구에 점거농성
창원공장 등 모든 간부 15일부터 인천으로 집결..홍영표 지역 사무실 점거
산은 "노조와도 협의 나설것"
창원공장 등 모든 간부 15일부터 인천으로 집결..홍영표 지역 사무실 점거
산은 "노조와도 협의 나설것"
한국GM 법인분리를 두고 '강공'을 펼친 노조가 결국 역풍을 맞게 됐다. 3자간 협의체 구성 요청에 노조가 조건부 참석을 제안하자, 사측과 KDB산업은행이 노조를 제외하고 양자 협의를 결정하면서다. 올해 두 차례의 사장실 점거에 이어 최근 지역구 의원 사무실까지 무단 점거하면서 노조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13일 한국GM·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산은-한국GM-GM노조' 3자 협의체 구성은 무산됐다. 지난 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3자간 대화를 제안했지만, 한국GM 노조가 조건부 참석을 제안하면서다.
한국GM은 지난 12일 협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이유를 들어 산업은행에 양자간 미팅을 역제안했고, 산업은행이 이를 수용하며 결국 노조는 법인분리 관련 논의에서 제외됐다. 대신 GM노사에는 선행조건 없는 대화를 촉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3자가 참여하는 미래발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노조가 무리한 조건을 내걸면서 결국 무산됐다"며 "선결조건이 없는 상태에서 노조와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실제 한국GM 노조는 협의체 참여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특별단체교섭 수용 △회사와 산업은행이 맺은 비용분담협정(CSA) 및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본합의서 공개 △산은의 지원금 4050억원 지원 중단(노사 합의 전까지) △노조, 회사, 산은, 인천시 등 법인분리 이해당사자를 포괄하는 논의기구 구성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CUV) 등 신차 개발 일정 공개 등을 내걸었다.
앞서 노조는 법인분리가 결국 고용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사측에 특별단체협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특별단협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법인분리를 핑계로 앞서 합의한 군산공장 휴직자 생계 보조금에 대한 부담을 특별단체협상에서 논의하려고 한다"며 "한국에서의 장기적인 성공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협의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먼저 한국GM과 산업은행 양자간의 미팅을 역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법인분리 반대와 특별단체교섭 요청 등에 대해 강한 입장을 펼쳐왔던 한국GM 노조는 "요구가 거부당한다면 투쟁을 선택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의 인천 부평 지역사무실에 대한 점거농성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홍 원내대표의 지역사무실 점거농성에 간부도 참여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노조는 지난 8일 홍 원내대표의 지역사무실을 점거한 뒤 이날까지 6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15일부터는 창원공장과 정비분야 등 모든 간부가 점거농성에 참여한다. 홍 원내대표가 한국GM 노조에 "미국에서 그렇게 하면 테러"라며 비판하자 농성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한국GM의 무리한 요구가 오히려 제너럴모터스(GM) 본사에 한국 철수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GM이 한국 사업 지속을 약속했지만, 노조의 사장실 점거 등 행동이 회사뿐 아니라 산업은행과 정치권의 지지를 잃는 행동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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