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몰카·리벤지포르노 등으로 '70억원 부당이득'

경찰 수사결과 발표, '웹하드 카르텔 확인'
직원폭행·마약투약 등 '범죄 종합세트'

【수원=장충식 기자】 폭행과 갑질, 엽기행각 등으로 물의를 빚은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한 경찰 수사 결과, 음란물 유통 등 '웹하드 카르텔' 실체가 드러났다. 양 회장은 100여건에 달하는 몰카와 리벤지포르노 등을 유통하면서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고, 70여억원에 달하는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은 16일 정보통신망법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상습폭행, 강요 등 혐의로 구속된 양 회장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음란물 유포를 도운 관련 업체 전·현직 임직원 등 19명과 업로더 61명, 양 회장과 대마초를 나눠 피우고 동물을 학대한 임직원 10명을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음란물 등으로 70억원 상당 부당이득
양 회장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위디스크와 파일노리 등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면서 불법 촬영된 음란물 등 5만2000여건과 저작권 영상 등 230여건을 유포해 약 70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음란물 중에는 몰래 카메라와 일명 '리벤지포르노'(연인 간 복수 목적으로 촬영된 영상물) 등 개인 간 성적영상물도 100여건 포함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양 회장은 헤비업로더들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 음란물 유통을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기간 이뤄진 파일 다운로드양에 따라 업로더를 '우수회원'으로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이 중 다량의 음란물 등을 올린 업로더 중에는 2억원 넘게 수익을 올린 으뜸회원도 있었다.

특히 양 회장은 웹하드 업체 실소유주가 필터링 업체까지 소유하면서, 업로더를 관리하고 음란물 차단은 제대로 하지 않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로 인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최근 1년간 매출액만 550억원에 달했다.

그는 직원 폭행 등 엽기행각과 관련해 지난 2010년 가을 회사를 그만둔다는 이유 등으로 전직 직원의 뺨을 때리는 등 직원 3명을 폭행한 혐의와 2015년 가을 강원 홍천 연수원에서 임직원 8명과 대마초를 나눠 피운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에 사무실에서 무릎을 꿇게 하거나, 생마늘을 강제로 먹이고 머리염색을 시키는 등 전·현직 직원 6명을 상대로 각종 엽기행각을 강요한 혐의도 적용됐다.

■"휴대폰 도·감청 등 수사 계속"
그는 2016년 가을에는 강원도 홍천 연수원에서 직원 2명과 함께 허가받지 않은 도검과 석궁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기도 했다.

합동수사팀 관계자는 "검찰 송치 이후에도 직원 휴대전화 도·감청 등 양 회장에게 추가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특히 음란물 유통의 주범인 '웹하드 카르텔' 관련 문제점에 대해서는 관계부처와 정보를 공유해 제도 개선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mail] 장충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