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늘어나는 경증치매환자…보험 상품 보장성 미흡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8 18:52

수정 2018.11.28 20:38

경증치매 관련 통계 부족...보험금 추이 예측 어려워
보장기간 제한하거나 소액 가입 상품만 판매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국내에서 경증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관련 상품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향후 경증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 치매보험 상품 보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치매환자는 전체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약 10%인 65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경증치매 환자인 인지지원등급 인정자 수는 올해 1월 374명에서 9월 9328명으로 급증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재작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인지지원등급에 해당하는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7.9%로 추산된다"면서 "향후 2020년 80만명, 2050년 200만명 이상으로 치매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해 그동안 치매 관련 상품을 적극 개발해 판매해오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손해율 상승을 명분으로 경증치매보단 중증치매만을 보장하는 보험상품 판매에 주력했다. 중증치매는 단순 기억력 감퇴수준을 넘어 스스로 대소변을 보지 못하거나 보호자에게 공격적인 성향을 나타내는 등 강도가 높은 치매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중증치매와 관련한 보험사들의 상품 비율은 85%에 달한다.

최근 보험사들이 치매환자들의 보장공백을 채우기 위해 경증치매를 보장하는 상품을 개발,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경증치매 상품의 보장성은 미비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현재 보험사들이 경증치매 환자 발생 관련 통계가 축적되지 못해 보험금 지급추이 예측이 어려운 상태인데다, 경증치매 환자의 급증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금보장기간을 제한하거나 가입금액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입자는 보장이 제한된 상품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증치매는 CDR척도검사 결과가 1점에 해당하는 상태로, 중증치매에 비해 치매 강도가 비교적 낮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치매환자 급증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입금액이 소액인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다"며 "고령화로 경증치매 환자가 급속하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공적사회보장 제도를 보완하는 치매보험 상품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과거 암 발생률 급증으로 보험사가 암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한 적이 있었던 것처럼 지나친 상품 경쟁으로 인한 고위험 치매상품 개발과 손실 발생, 그리고 상품판매 중단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충분한 경험이 축적되면 보장급부 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상품 보장급부의 현실화와 함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무보증 상품 개발 등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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