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패션'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8 19:25

수정 2018.11.18 19:25

'메간 헤스 아이코닉'展
'섹스 앤 더 시티' 배경 삽화로 유명
샤넬·디올·벤츠 등 글로벌 브랜드부터 미쉘 오바마 등 인사들과 작업한 300여점
노만 파킨슨 '스타일은 영원하다'展
영국 패션 매거진 트렌드 이끈 사진 거장
비틀즈·엘튼 존·캘빈 클라인 등 초상 사진부터 영국 왕실의 여러 순간 담은 작품 등 150여점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패션'

위부터 메간 헤스의 일러스트 작품 '비욘세', '파리패션위크' 한 장면
위부터 메간 헤스의 일러스트 작품 '비욘세', '파리패션위크' 한 장면

"패션은 이 세상을 향한 자기 표현이자 선택"이라고 패션 디자이너 프라다는 말했다. 때로는 화려함에 사치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패션은 가장 실용적인 예술이다. 개개인의 패션은 시대의 스타일을 만들어낸다. 스타일은 시대상을 드러낸다. 회색빛 도시를 가을 단풍만큼이나 다채롭게 물들이고 무드를 만들어낸다. 무미건조한 일상에 생기를 더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 '패션'. 이를 모티브로 일생을 작업해온 작가들의 전시가 겨울을 향해가는 지금 국내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일러스트와 사진으로 드러낸 작가들의 패션 세계를 엿보며 패셔니스타로 거듭날 센스를 더해보는 건 어떨까.

■화려함과 예술성을 집약한 '메간 헤스 아이코닉'展

메간 헤스의 그림과 함께라면 뉴욕과 파리 등 전 세계의 패션 메카로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다. 메간 헤스는 뉴욕타임스 등에서 활약하던 유명 칼럼니스트 캔디스 부시넬이 지은 베스트 셀러 '섹스 앤 더 시티'의 배경 삽화를 그리며 개성 넘치는 4명의 인물을 함께 탄생시킨 세계적인 패션 일러스트레이터다.
그는 '섹스 앤 더 시티'의 큰 성공을 발판으로 타임, 디즈니 등의 굵직한 미디어와 작업했으며 이후 샤넬, 크리스찬 디올, 루이뷔통, 펜디, 까르띠에, 프라다, 지방시, 베르사체, 티파니, 몽블랑, 메르세데스 벤츠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럭셔리 브랜드와 협업했다. 그가 지금껏 작업해왔던 3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메간 헤스 아이코닉'전은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이 돋보이는 일러스트레이션 전시실, 활기찬 뉴욕과 로맨틱한 파리의 거리가 입체적으로 구성된 뉴욕·파리관, 레드카펫과 런웨이존 등 모델들의 은밀한 공간인 백스테이지를 재현한 드레스관 등 여러 섹션으로 나뉘어 다채롭게 구성됐다.

메간 헤스의 일러스트레이션은 패션 아이콘의 선두주자로서 아름답고 세련된 여성의 모습은 물론,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용기 있는 여성상을 담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그녀의 작업에 감명받은 여러 유명인들, 미쉘 오바마, 기네스 팰트로, 레이디 가가, 마돈나, 사라 제시카 파커, 비욘세 등이 메간 헤스와 함께 아트 작업을 진행했다.

메간 헤스 아이콘전을 기획한 최요한 총감독은 "실제 의상이 아닌 패션 일러스트레이션 작품들로 구성된 패션 주제전은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라며 "그녀의 작품을 통해 단순 패션 디자인이 아닌 패션 판타지를 구축한 예술로서의 작품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12월 30일까지 서울숲갤러리아포레 더서울라이티움 1, 3관.

작가의 손에서 태어난 '패션'

위부터 '보그' 표지에 찍힌 오드리 햅번, 프랑스판 '보그' 촬영 중인 노만 파킨슨
위부터 '보그' 표지에 찍힌 오드리 햅번, 프랑스판 '보그' 촬영 중인 노만 파킨슨

■패션 사진작가 노만 파킨슨 '스타일은 영원하다'展

노만 파킨슨은 패션 매거진 트렌드를 미국이 주도하던 1960년대에 자신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영국 패션 매거진이 부상하는 데 일조한 전설적인 사진작가다.

노만 파킨슨의 국내 최초 회고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영국의 낭만적인 전원 풍경과 활기찬 도시, 음산한 런던의 뒷골목부터 왕실 가족이 머무는 화려한 궁전에 이르기까지 그가 진행해온 50여년간의 작업을 총망라한 150여점의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명 '스타일은 영원하다'는 그의 작품이 50여년 전 당시의 패션 양식이나 인기 모델, 연예인, 왕실의 주요 행사를 소재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이번 전시장에는 노만 파킨슨의 예술적 면모가 돋보이는 실험적 야외 배경 작품들이 전시되는 '스트리트 사진' 섹션을 시작으로 사진회사 견습생이던 그가 처음 패션계에 입문했던 '하퍼스 바자'를 비롯해 '보그' '퀸' 등 패션 매거진과 작업한 '커버 및 화보' 섹션이 이어진다.
1세대 패션모델로 알려진 카르멘 델로피체부터 노만 파킨슨이 발탁해 '보그'의 표지모델이 되면서 유명해진 제리 홀, 훗날 그의 부인이 된 모델 웬다 로저슨까지 세계 최고의 모델과 뮤즈들의 사진도 만나볼 수 있다.

'영국 왕실' 섹션에서는 노만 파킨슨이 왕실 공식 사진가로 활동하면서 엘리자베스 여왕과 앤 공주 등 영국 왕가의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포착한 작품을 선보인다.
마지막 '초상' 섹션은 비틀즈, 데이빗 보위, 엘튼 존, 비비안 리, 캘빈 클라인 등 유명 뮤지션과 영화배우를 비롯해 여러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의 초상 사진을 전시했다. 전시는 내년 1월 31일까지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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