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간, 장거리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여행 후 만족도도 대양주, 미주 등 고비용, 장거리가 더 높다. 국가별로는 유럽 3국인 스위스, 스페인, 크로아티아가 상위권을 석권했고, 10명중 8명 이상이 선택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가 유일하게 10위권에 들었다. 해외여행의 근거리⋅단기간⋅저비용 경향이 올해도 이어졌고, 그 중심에는 일본과 베트남이 있었다.
세종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와 여행리서치 전문회사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9월, 최근 1년(2017년 9월~2018년 8월)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1만4878명을 조사했다. 종합만족도 1위 국가는 스위스였으며, 자원의 풍족도는 하와이, 여행환경의 쾌적도는 싱가포르가 세계 1위였다.
■종합 만족도 1위, 스위스
해외여행의 주 목적지였던 국가에 대해 ‘얼마나 만족했는지’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를 합산해 종합 만족도를 구했다. 다녀온 사람이 60명 이상인 국가는 33개(하와이⋅괌⋅사이판은 별도 국가 단위로 분류)였으며, 이들의 종합만족도 평균은 721점(1000점 만점)이었다.
올해 국가별 종합만족도에서는 스위스가 작년 3위에서 두 계단 상승하며 840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스페인이 824점으로 작년과 동일하게 2위 자리를 유지했고, 3위는 크로아티아 823점, 4위 뉴질랜드 819점, 5위 오스트리아 818점의 순이었다.
종합만족도 상위 5개 국가 중 유럽이 네 자리를 차지했고, 미주와 아시아 국가는 없었다. 작년에 1위였던 하와이는 올해 6위로 크게 하락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만이 789점(9위)으로 간신히 10위권 안에 들었고, 일본(740점, 18위)을 포함한 두 개 국가 이외의 모든 아시아 국가는 평균을 밑돌았다.
■관광자원 풍족도 1위 하와이, 쾌적도 1위 싱가포르
여행지 만족도는 ‘얼마나 관광자원이 풍족한지’와 ‘자원을 즐길 여건이 쾌적한지’로 구성된다. 자원 풍족도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하와이가 1위였으며, 그 뒤를 스위스, 스페인, 뉴질랜드, 호주가 따랐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유일하게 8위에 올랐을 뿐이다.
환경 쾌적도는 싱가포르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일본이 2위, 그 뒤를 오스트리아, 괌, 스위스가 따랐다. 싱가포르와 일본의 공통점은 청결과 위생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점이다.
관광자원 풍족도와 쾌적도 모두에서 Top10에 든 국가는 스위스, 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싱가포르, 크로아티아로 이들은 종합만족도에서도 10위 안에 들었다. 싱가포르가 3개 차원 모두에서 상위권에 든 반면, 중국, 인도와 같은 자원 부국은 3개 차원 모두에서 최하위권의 평가를 받았다.
■인기도 1위, 일본
해외여행객의 83.3%가 아시아 지역내 여행을 했고,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는 단연 일본이었다. 전체 여행자의 39.0%, 아시아 내 46.8%가 일본을 찾았다. 쾌적함과 정갈한 음식 이외에 특별히 내세울 것이 없는 일본은 한국인을 엄청나게 빨아들이고 있다. 다음은 베트남 16.1%, 태국 10.2%, 중국 9.6%, 필리핀 8.0% 등의 순으로 상위권을 모두 아시아 국가가 차지했다. 지난 1년간 가장 뜬 여행지는 2위 베트남이다. 1년새 4.5%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2위 태국을 3위로 밀어냈다.
많은 사람이 찾은 주요 국가(일본⋅베트남⋅태국⋅중국⋅필리핀⋅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의 경우, 국가 내 주요 여행지별로 비교가 가능하다. 국가 내 비교는 표본규모 30명 이상을 기준으로 아시아 지역 8개 국가 33개 지역이 해당됐다.
종합 만족도를 보면 일본의 삿포로가 778점으로 선두이고, 교토 774점, 오키나와 771점이 톱3를 석권했다. 톱10 지역 중 6개를 일본이 차지해 그들의 저력이 무엇인지 짐작케 했다. 일본 전체가 탁월한 것은 아니지만 어딜 가더라도 실망하지는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한국인 해외여행자 전체 중 39.0%, 아시아 지역 여행자의 46.8%가 일본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런 믿음 때문이다.
나머지 네 자리는 필리핀이 2개(보홀, 보라카이), 태국(코사무이)과 베트남(나트랑)이 하나씩 차지했는데, 비교적 최근에 인기가 높아진 지역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륙별 해외여행 경험 비교
전체 해외여행의 평균 기간은 6.2일, 비용은 147만원(1일 평균 24만원)이었다. 해외여행자 중 80% 이상이 방문한 아시아권은 평균 4.8일간, 약 96만원을 지출해 하루 평균 1인당 20만원을 썼다. 다음은 북미가 7.7일간 총 비용 213만원을 지출하며 아시아 다음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을 보였다. 미국에 속한 괌, 사이판, 하와이 등 남태평양 휴양섬으로의 근거리, 저비용 여행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유럽 . 중남미 . 아프리카는 10일 이상의 일정에 3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일정이 긴 곳은 유럽(11.5일)이었고, 비용이 가장 많이 든 곳은 중남미로 총 비용 385만원, 하루당 35만원 꼴이었다.
종합만족도에서는 805점을 기록한 대양주가 주목할 만하다. 유일하게 800점을 돌파하며 1일당 비용이 비슷한 북미와 유럽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유럽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외여행자 중 1% 내외의 극소수가 찾는 중남미와 아프리카는 일정과 비용은 많이 들지만, 만족도는 낮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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