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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스페인어판,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9 15:49

수정 2018.11.19 15:49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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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스페인어판
채식주의자 스페인어판

한강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스페인어판이 제24회 ‘산클레멘테 문학상’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산클레멘테 문학상’(공식명칭 ‘아르세비스포 후안 데 산 클레멘테 문학상’)은 스페인의 순례길로 잘 알려진 갈리시아 지방의 중심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로살리아 데 카스트로 고등학교의 교장과 두 명의 수학교사 주도로 1993년에 제정됐다.

이 상은 갈리시아 지방의 고유어인 갈리시아어 소설, 스페인어 소설, 스페인어로 번역된 외국소설 세 부문으로 나누어 수상자를 선정한다. 심사위원단은 로살리아 데 카스트로 고등학교와 추첨으로 정해진 다른 네 학교의 학생들로 이루어지며, 학교별 6명씩 총 30명의 학생들이 그해 최고의 작품을 선정한다. 최근에는 갈리시아 외에 스페인의 다른 지역과 스페인어를 비중있게 가르치고 있는 유럽 다른 나라의 고등학생들도 참여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이 상이 출판시장의 마케팅과 무관한 독자들이자 미래의 작가 또는 문학 향유층인 학생들이 직접 심사한다는 점에서 그 참신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매년 수상작들이 발표되면 스페인 출판계와 젊은 독자층의 관심이 집중된다. 역대 수상자로는 바르가스 요사, 타리크 알리, 안토니오 타부키, 주제 사라마구, 폴 오스터, 아멜리 노통, 카를로스 푸엔테스, 요스테인 고르데르,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있다. 역대 수상자 거의 전원이 20여년 동안 이 상의 순수하고 특별한 의미를 기려 갈리시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참여, 청소년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져왔다는 점도 흥미롭다.

상금은 3000유로이며 시상식은 2019년 3월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에서 열린다.


‘채식주의자’ 스페인어판은 2017년 3월 출판된 이래 “(주인공 영혜가) 자기 스스로를 파괴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힘과 위로를 주는 동시에 우리를 동요하게 한다” “작가의 독보적인 목소리와 시선은 그가 위대한 예술가임을 확인시켜준다” “번역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소설의 리듬을 잘 살려준다” 같은 현지 언론의 평가를 받으며 2017년 스페인 신문들이 선정한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추천한 10편의 작품’에 포함됐다.

번역가 윤선미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대학교와 스페인의 마드리드 콤플루텐세 대학에서 스페인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아카데미에서 지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채식주의자’ 외에도 ‘소년이 온다’를 번역했으며 현재는 ‘흰’을 옮기고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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