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치유재단 해산 절차 6개월에서 1년 소요
강경화 “여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강경화 “여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동시에 남겨진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의 처리 문제에 대해 “여러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사회에서 국가 간 약속인 한·일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진 않았지만, 남겨진 10억 엔 처리 놓고 깊은 고심을 엿볼 수 있는 답변이다.
거기에 한국과 일본은 지난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이 배상하라는 판결, 일본 정치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집회 문제까지 쌓이면서 한일 외교 관계는 ‘3중고’에 빠져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 1월 새해 벽두 강 장관은 송년 브리핑에서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12·28 합의)와 관련해 “모든 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후 약 11개월간의 시간이 흘렸고 결국 지난 21일 여성가족부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지원을 위해 만든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가부는 이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는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추진됐다"며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에 따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재단 해산 절차에 착수 하겠다"고 밝혔다.
화해·치유재단은 2016년 7월 설립됐다. 이 재단은 위안부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출연한 10억 엔으로 설립됐고, 그동안 할머니 34명과 유족들에 약 44억원이 지급됐다. 여가부의 공식발표로 재단은 해산 절차를 밟게 됐지만, 12·28 위안부 합의의 핵심이자 일본 정부의 실질적인 조치인 10억 엔이 남게 됐다.
여가부의 이번 조치는 당국 간 민감한 사안에 대해 ‘로우키’로 우리나라가 피해국으로서의 원칙을 견지하도록 했다, 또 국가 간 합의를 파기하면서까지 일본과의 외교적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나눔의 집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나눔의 집은 21일 논평을 통해 “피해자들 요구대로 일본이 보내온 10억 엔의 조속한 반환을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2015년 한일위안부 합의안을 파기 또는 무효로 하는데 정부가 힘써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이 자신의 출연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은 많지 않다. 때문에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 등의 여성인권운동에 공탁하는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예정이다. 그에 앞서 주무부처인 여가부와 협의해 피해자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단기간에 외교적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진실과 정의 원칙에 의해서 해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에 대해 역사적 진실에 입각해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정부로서도 성실히, 최선을 다해서 이 문제의 본질인 피해자 할머니의 명예·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해 피해자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가능한 모든 노력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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