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속도 늦출 가능성 시사로 해석 … 뉴욕 증시 급등
사전에 정해진 정책은 없어 … 앞으로 나올 데이터 주시
파월의 10월 초 발언과 큰 차 … 당시는 “중립금리까지 갈 길 멀어”
12월 금리 인상은 예정대로 진행 전망
연준 금융안정보고서, 일부 美 기업 부채 증가에 우려
사전에 정해진 정책은 없어 … 앞으로 나올 데이터 주시
파월의 10월 초 발언과 큰 차 … 당시는 “중립금리까지 갈 길 멀어”
12월 금리 인상은 예정대로 진행 전망
연준 금융안정보고서, 일부 美 기업 부채 증가에 우려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연준의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파월의 이날 발언은 중립금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안겨 줬던 그의 10월 초 코멘트와 크게 달라진 것이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 증시도 연준의 금리 인상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파른 상승 랠리를 펼쳤다. 파월은 그러나 연준이 내달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바꿀만한 단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CME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내달 19일과 20일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2.25~2.50%로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약 83% 가격에 반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에 따르면 파월은 뉴욕 경제클럽 강연을 통해 “금리는 역사적 기준에 의하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고 금리는 경제에 중립적인, 즉 성장을 가속화시키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수준으로 추산되는 폭넓은 범위의 바로 아래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글로벌 금융시장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경제 정책 결정자들이 주시한 이날 연설에서 연준은 금리 수준에 관해 사전에 정해진 방침이 없으며 대신 경제 및 금융 여건 변화를 토대로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나올 경제와 금융 데이터들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면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통화정책 결정은 변화하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전망이라는 관점에서 경제가 궤도를 유지하도록 디자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언론들은 파월의 뉴욕 경제클럽 강연은 지난 2월 그의 연준 의장 취임 이후 연준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짐 크레이머 CNBC방송 진행자는 “파월은 글로벌 성장 둔화를 목격하고 있으며 성장 둔화가 우리에게 피해를 줄 것임을 알고 있다”면서 그의 견해가 아주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중립금리에 대한 파월의 입장 변화는 다른 연준 관리들의 최근 발언을 통해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앞서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과 라파엘 보스티크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연준이 중립금리에 매우 가까이 접근했다는 의견을 잇따라 피력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도 2주 전 자신은 12월 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헤드 크리슈나 구하 등 시장 전략가들은 파월의 뉴욕 경제클럽 연설은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한 입장을 부드럽게 바꿔나가는 과정의 연장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파월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시사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대한 연준의 전반적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월은 경제는 견고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금 인플레이션 급등 위험은 거의 목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월은 또 일부 자산의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이 높지만 금융시스템 내부의 전체 부채는 "비정상적이거나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파월의 뉴욕 발언에 앞서 연준은 이날 처음 공개한 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일부 기업들의 높은 부채 수준, 무역 갈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파월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불만을 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비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을 피했지만 연준의 지금까지 통화정책은 적절했다고 주장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연준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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