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일 계속되는 빚투 폭로.. 연좌제와 도의적 책임 사이

이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30 14:03

수정 2018.11.30 14:03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예인들을 향한 빚투 폭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빚투'는 빚과 미투(Me too)의 합성어로 "나도 돈을 떼였다"는 표현이다. 연예인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폭로를 뜻한다.

이 폭로는 래퍼 마이크로닷으로부터 시작됐다. 마이크로닷의 부모가 20년 전 지인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이고 해외로 도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를 부인하던 마이크로닷은 사실 관계가 밝혀지자 공식 입장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뒤이어 도끼, 비, 마동석 등이 부모의 사기 의혹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래퍼 도끼의 어머니는 중학교 동창에게 1000여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가수 비는 부모님이, 배우 마동석은 아버지가 저지른 금전적 사기를 해명해야 했다.

부모의 채무를 자식이 대신 갚아야 할 법적인 의무는 없다. 공론화가 되기 전까지 부모의 잘못을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연이어 등장하는 폭로를 연예인 자녀에게 가해지는 '연좌제'로 여기는 여론이 우세하다.

한 네티즌은 "일반인들한테 부모가 빌린 돈 갚으라고 하면 난리날텐데 연예인한테는 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개인의 채무 내역을 공개하는게 과연 맞는 일인가"라는 의문을 드러냈다. "연예인 본인의 잘못도 아닌데 퇴출까진 너무하다", "이런 일들이 더이상 기사화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알리고 싶지 않은 사생활의 노출엔 안타까움을 표했다. 배우 차예련과 마마무의 휘인은 개인의 가정사까지 알려야 했다. 이들은 과거 사건 이후 부모와의 연이 끊긴 경우다.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격", "연예인 자식인게 죄다. 너무 불쌍해"와 같은 의견을 남겼다.


다른 한편에선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가해자의 자녀가 호의호식하는 것을 티비로 지켜보는 피해자의 심경은 어떻겠냐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훔친 수저로 살아온 연예인들은 연대 책임을 물어야 마땅", "친일파 자손이 대대손손 비난받는 것과 비슷하다"며 연예인 자녀의 도의적 책임을 강조했다.

sunset@fnnews.com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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