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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HIV 감염 10년째" 영국 국회의원의 용기 있는 고백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30 18:05

수정 2018.11.30 18:05

HIV 감염자라는 사실을 털어놓고 있는 로이드 러셀-모일 영국 하원의원 [사진=연합뉴스]
HIV 감염자라는 사실을 털어놓고 있는 로이드 러셀-모일 영국 하원의원 [사진=연합뉴스]

자신이 에이즈를 유발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라고 밝힌 영국 현직 국회의원의 용기 있는 고백에 박수갈채가 쏟아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영국 노동당 소속 로이드 러셀모일(32)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갑작스럽게 "내년이면 내가 HIV 양성 진단을 받은 지 10년"이라고 털어놨다.

러셀모일 의원은 HIV 양성임을 알게 됐을 때 큰 충격을 받았고 이를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고백을 통해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주변 사람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러셀모일 의원은 "수년간 치료 끝에 국가보건서비스에서 '감지할 수 없게(undetectable)'라고 칭하는 상태가 됐다"며 "나는 아프지 않고 HIV 바이러스를 누군가에게 옮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이름은 내일 신문에 'HIV 양성 사실을 밝힌 하원의원'으로 보도될지도 모른다"면서 "HIV 진단을 받은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상태 때문에 더 잘될 수 없다거나 삶을 즐길 수 없다고 느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러셀모일 의원의 용기 있는 고백에 동료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러셀모일 의원은 오늘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다.
모든 노동당원은 그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현역 의원이 HIV 감염자라고 고백한 것은 2005년 노동당 소속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에 이어 두 번째다.


CNN 방송은 누군가가 HIV 양성이라도 정기적인 치료를 하면 성관계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감염시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영국 내에서 HIV를 갖고 사는 사람 10만2천 명 중 92%가 정식으로 진단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 중 98%는 치료를 받고 있으며, 또한 치료 중인 사람들의 97%는 혈액 속에서 HIV가 감지되지 않는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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