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84㎡ 분양가 14억6900만~17억4700만원...현금 부자들만의 잔치
지난 11월30일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라클라스 견본주택(현대 힐스테이트 갤러리). 3.3㎡당 평균 분양가는 4687만원으로 전 주택형이 9억원을 넘는 고급 아파트인 만큼 50~60대 방문객이 주를 이뤘다. 아이와 함께 온 30대 부부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 분양 관계자는 "노후주택 교체수요보다는 희소성 높은 강남권 새 아파트에 들어가기 위해 일정 이상의 현금을 보유중인 수요가 더 많은 편"이라면서 "그중에서도 반포동이나 잠원동 일대 거주하는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았다"고 했다.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삼호가든맨션3차를 재건축한 아파트다. 지하4층~지상35층·전용면적50~132㎡·총 6개 동과 부대시설로 구성되며, 총 848가구 중 21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일반분양물량이 각 주택형 별로 최대 30여가구 안팎에 불과하다보니 그나마 일반분양물량이 많은 전용84㎡타입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총 4가지 타입으로 구성된 전용84㎡ 중 C타입이 77가구로 가장 많다. 전용84㎡의 분양가(층수마다 상이)는 14억6900만~17억4700만원대다.
최근 정부가 청약 조건을 까다롭게 바꾸면서 이날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도 청약 자격이나 가점 계산 등과 관련된 문의가 주를 이뤘다. 한 50대 부부 방문객은 "근래 청약 제도가 자주 바뀌다보니 헷갈려서 확인해볼게 많다"면서 "부적격 당첨자가 되면 향후 1년간 청약 지원도 제한되고 강남 새 아파트 당첨 기회마저 날리는데 신중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평일 오전이다 보니 강남 새 아파트 견본주택치곤 덜 혼잡했지만, 대다수 방문객들은 '로또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11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루체하임 전용59㎡의 분양가는 8억9900만~9억7900만원이었지만, 지난 11월에는 이보다 4억원 가량 오른 13억1929만원에 분양권이 거래됐다. '강남 신규 분양물량=로또 아파트'라는 공식이 현실화된 셈이다. 디에이치 라클라스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주변 아파트인 반포푸르지오써밋(6479만원)과 래미안퍼스티지(7937만원)보다 약 2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입주시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고 방문객들이 판단한 이유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사실상 분양가상한제를 실시해도 전 전용면적이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지원되지 않는데다 계약 시 분양가의 20%를 준비해야 해 최소 2억원에 가까운 현금이 필요한 만큼 '현금 부자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용84㎡의 경우 계약금으로만 최대 3억원을 내야 한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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