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배출가스 인증 취소.. 수입사에 32억 과징금 부과
국내에서 판매된 피아트 '500X'와 지프 레니게이드의 배출가스 불법조작 혐의가 드러났다. 두 차종의 국내 판매량은 3805대다. 과징금 규모는 32억원이다.
환경부는 4일 이들 차량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EGR) 가동률을 낮추거나 중단시키는 등의 배출가스 불법조작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EGR 장치 가동률 조작으로 인증을 받으면 실제 운행조건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은 실내 인증기준 0.08g/㎞의 6.3∼8.5배를 초과해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EGR은 배출가스 일부를 연소실로 재유입시켜 연소온도를 낮춤으로써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는 장치로, 2010년 이후 경유차에 많이 장착됐다.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이 장치를 조작하기도 한다. 폭스바겐 사태 등도 EGR 조작에서 비롯됐다.
피아트의 2000㏄급 경유차량의 배출가스 조작 문제는 유럽에서 먼저 제기됐다. 독일 교통부는 2015년 5월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조작이 없다고 발표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조사 후 현재 이 건과 관련해 이탈리아 정부에 대해 제재절차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배출가스 조작을 확인한 레니게이드 1610대(2015년 3월~2016년 7월 판매), 피아트 500X 818대(2015년 4월~2017년 6월 판매) 등 총 2428대에 대해 배출가스 인증을 12월 중으로 취소하고 이들 차량을 수입·판매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코리아에 결함시정 명령과 과징금 부과, 형사고발 등 조치할 방침이다. 또 피아트는 EU에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2016년 8월부터 실제 주행조건에서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줄이도록 소프트웨어를 변경했고, FCA코리아는 소프트워어가 변경된 레니게이드를 인증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1377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환경부는 적발한 레니게이드와 동일한 제어로직이 적용된 다른 차종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이와 함께 유로5 기준 피아트 프리몬트 차량과 지프 체로키 차량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