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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정진호 서울대병원 교수 "20년 피부연구 결과물, 화장품에 담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9 18:28

수정 2018.12.09 18:28

화장품 벤처기업 창업
"시중판매 화장품, 주름개선 등 실제로 효과 없는 제품도 있어..임상시험 통해 제품 효과 증명"
[fn 이사람] 정진호 서울대병원 교수 "20년 피부연구 결과물, 화장품에 담아"

"20년 넘게 피부에 대해 연구한 노하우를 제품에 담았습니다."

정진호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사진)는 현직 피부과 교수로는 드물게 자신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화장품을 출시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그는 지난 2013년 벤처기업을 창업한 후 '정진호이펙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피부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들을 통해 마침내 피부노화에 영향을 미치는 20여종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 단백질의 어떤 성분은 줄어들고 어떤 성분은 늘어나면서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장품에 이 성분들을 전부 녹여내기 힘들어 8가지 성분만 추렸다.

정 교수는 "20년 동안 피부에 대해 연구했는데 연구들이 논문으로만 남아 있다는 게 안타까웠다"며 "이 때문에 연구 결과물을 제품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확실한 효과를 증명하기 위해 지난 2012~2013년 화장품 성분에 대한 임상시험도 실시했다. 화장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임상시험까지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교수는 그동안 연구한 결과들을 토대로 피부노화 발생에 중요한 8가지 표적단백질들을 선별했다. 또 콜라겐과 탄력섬유의 분해를 촉진하는 MMP효소와 활성산소를 줄여주는 물질을 엉겅퀴, 석류나무, 승마 등 천연물에서 찾아냈다.

이 단백질을 토대로 6개월간 '이중맹검 대조군 비교 임상연구'를 통해 유효성분이 들어 있지 않는 대조화장품과 비교해 확인했다. 그 결과 평균 17%의 주름개선 효능을 보인 성분을 찾아내 상품화한 것이다. 대조화장품을 사용한 사람들의 경우 3%가량 주름이 진행됐다.

정 교수는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화장품의 경우 실제 주름개선 효과가 없는 제품도 있다"며 "임상시험을 통해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제품 개발을 통해 지난해부터 W에센스를 비롯해 바디에센스, 바디에멀전, 크림마스크, 선스크린, 핸드크림, 립에센스 등 12개 제품을 내놓았다. 또 제품군을 다양화하기 위해 여드름, 발모, 인지기능 개선 등 다양한 종류의 화장품에 대해 연구 중이며 임상시험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을 20~30개로 늘릴 예정이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코스닥 상장기업이자 홍콩지주회사인 컬러레이로부터 23억원을 투자받았다. 컬러레이가 지분 15%를 보유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 교수가 창업한 기업이라 제품 판매에 한계가 있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투자를 받고 마케팅도 체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3년 후 매출목표를 200억~250억원으로 잡았고 앞으로 베트남, 태국, 일본, 미국, 러시아 등에도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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